고층 빌딩의 대형 유리는 시원한 경관을 선물하지만, 한여름에는 직사광선이 들어와 냉방비를 높이는 천덕꾸러기가 된다. 미국 연구진이 경관은 그대로 살리면서 냉방비는 낮추는 '스마트 유리창'을 개발했다.
미국 하버드대학 비스(Wyss)생명공학 연구소가 개발한 스마트 유리창의 비결은 표면에 있는 미세한 액체 통로에 있다. 이 아이디어는 인체 혈관의 원리에서 얻은 것이다. 예컨대 여름에 체온이 오르면 혈관이 팽창하고 피 순환이 빨라진다. 그러면 더워진 특정 부위의 열을 혈관이 다른 곳으로 전달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체온을 낮추는 효과를 낸다. 연구진은 유리창 표면에도 이 같은 '인공혈관'을 만들면 온도를 낮출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연구진은 폭 1㎜의 얇은 관을 격자 형태로 만든 모눈종이를 고안했다. 이 관이 일종의 인공혈관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관의 재료는 PDMS라는 고분자 유기 화합물. 유리창은 고층에서 찬 바람과 햇빛에 노출된다. PDMS는 열, 추위 모두에 잘 견뎌 변형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진이 넓이 10㎠ 유리창 표면에 관을 넣은 모눈종이를 붙이고, 분(分)당 2mL의 물을 흘려줬더니 유리창 온도가 일반 유리창보다 섭씨 7~9도 정도 떨어졌다. 또 모눈종이의 관 속으로 물이 지나다녀도 90%의 빛이 투과해 밖을 보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연구진은 유리창에 이 모눈종이를 간편하게 장착할 수 있도록 벽지 형태로 만들었다. 연구진은 관련 성과를 국제학술지 '태양에너지 물질과 태양전지(Solar Energy Materials & Solar Cells)'에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