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야후'가 지난달 '구글'을 제치고 미국 내 방문자 수 1위를 기록했다. 2011년 5월 구글에 정상을 빼앗긴 뒤 2년2개월만이다.

이번 야후의 정상 탈환은 마리사 메이어 최고경영자(CEO)를 수장으로 영입 한 지 1년만에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 메이어 CEO는 지난해 7월 16일 구글 지역서비스부문 부사장직을 그만두고 야후에 합류한 뒤 지금까지 21개의 벤처 업체를 차례로 인수하며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

메이어 CEO는 지난 2일(현지 시각) 소셜 브라우저 업체 '록멜트'를 인수함으로써 부임 이후 총 21개의 벤처 업체를 인수·합병했다. 메이어가 벤처를 인수하는 방식은 세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해당 업체가 제공하던 서비스를 그대로 지속하거나, 자사의 서비스에 통합시키거나 혹은 완전히 중단하는 방법 중 한가지를 택한다.

업계에 따르면, 야후가 인수한 21개 벤처 업체 중 서비스를 그대로 지속하고 있는 업체는 텀블러, 플레이어스케일, 큐위키, 렉시티 등 4개에 불과하다.

텀블러는 올 5월 11억달러(1조2289억원)에 인수되며 화제를 모았다. 최근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가격(2억5000만달러)의 5배가 조금 안 되는 큰 금액이다. 텀블러는 현재 독립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며 서비스를 계속해나가고 있다. 데이비드 카프 CEO 역시 여전히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다.

플레이어스케일은 게임 플랫폼을 개발하는 업체로, 현재 직원 3명이 팀을 이뤄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고 있으며 조만간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4000만~5000만달러에 인수된 것으로 추정되는 큐위키 역시 아이폰 전용 영화 촬영 앱을 계속 서비스하고 있으며, 이커머스 관련 앱을 제작한 렉시티도 서비스를 지속하고 있다.

야후가 벤처 업체를 인수하면서 자사 서비스 안에 통합한 사례는 3개다. 야후가 3000만달러를 지불하고 인수한 섬리는 야후 뉴스 서비스에 통합돼 뉴스 기사를 요약·제공하는 기능을 계속 제공하고 있다. 중국의 소셜 데이터 분석 업체 지텔릭 역시 야후의 연구개발(R&D)팀에 소속돼 야후 이메일 서비스에 기술을 제공하고 있으며, 모바일 광고 업체 애드모베이트도 야후의 모바일 광고 사업 부서에 통합됐다. 지텔릭과 애드모베이트의 인수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제품을 계속 서비스하거나 기술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위 사례들과 달리, 나머지 14개 업체는 야후에 인수된 뒤 앱이나 플랫폼의 서비스를 중단하고 야후의 기술 인력으로 남았다. 이들 업체들은 최근 인수된 록멜트를 제외하고는 서비스나 기술이 살아남은 업체에 비해 낮은 값에 팔렸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야후에 인수된 뒤 서비스를 중단한 업체 14개 중 인수가가 알려진 6개 업체를 살펴보면, 6000만~7000만달러에 인수된 것으로 알려진 록멜트 외에 나머지 5개 업체는 모두 1000만달러(112억원)도 안 되는 가격에 팔렸다. 스탬프드, 온디에어, 스닙잇, 어라이크, 자이브 등 5개 업체의 인수 가격을 모두 합해도 4200만달러(469억원)가 채 안 된다. 야후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텀블러를 인수하며 지불했던 금액이 11억달러(1조2289억원)였던 것을 감안하면, 4200만달러는 턱없이 낮은 가격이다.

이들은 대부분 야후의 개발팀에 소속돼 일하고 있다. 메이어 CEO가 처음으로 인수했던 벤처 스탬프드의 창업자들은 현재 미국 뉴욕에 위치한 야후 모바일 기술 사업부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야후의 금융 정보 서비스 '야후 파이넌스'를 개편하는 데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메이어 CEO가 야후의 수익 창출을 위해 모바일 광고에 더 많은 투자를 감행하길 기대하고 있다. SMB캐피탈의 스티븐 스펜서는 트위터를 통해 "야후가 방문자 트래픽을 높여 수익을 어떻게 창출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올 2분기 야후의 당기순이익은 3억3115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2억2663만달러)에 비해 46%나 증가했지만, 매출은 10억700만달러를 기록해 작년 2분기(10억800만달러)보다 오히려 줄었다.

야후의 매출 감소는 대부분 광고 매출에서 기인했다. 2분기 야후의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은 4억23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 줄었으며, 검색 광고 매출도 작년 2분기보다 5% 감소한 4억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메이어 CEO는 향후 애드모베이트와 같은 맞춤형 광고 회사를 더 인수해 광고 수익 창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모바일 정보 커뮤니티 매셔블은 이 외에도 야후가 동영상 제작 서비스 업체 큐위키를 사들인 데 이어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훌루를 인수하는 데 성공한다면 온라인 동영상 광고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