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부품 계열사인 현대다이모스가 기아차 공장이 있는 미국 조지아주(州)에 신규 공장을 짓는다.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대화로 해결하지 못해 23일 노조가 하루 8시간 부분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이번 미국 결정이 현대차그룹의 전반적인 해외 투자 증대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그룹은 이날 "현대다이모스가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에 최대 3500만달러(약 400억원)를 투자해 2년 내 부품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며 "현지 고용 규모는 350명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1일 네이선 딜 조지아주 주지사가 정몽구 회장을 만나러 직접 방한, 투자를 확약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웨스트포인트시에는 지난 2009년 기아차가 연간 생산량 30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지었다. 이웃한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에는 2005년 같은 규모의 현대차 공장이 들어섰다. 두 주는 현대·기아차의 생산 시설을 추가 유치하기 위해 경합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그룹 측은 "시가 마련한 투자유치안에는 다이모스 공장에서 만든 부품을 실어나르는 철도 건설 등 각종 지원책이 포함돼 있다"며 "상위 지자체인 카운티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전례에 비춰볼 때 사실상 확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앨라배마 공장에서 3300명, 조지아 공장에서 3000명 등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 현지에 공장을 세운 계열사는 현대모비스·현대파워텍·현대하이스코 등 3곳뿐이었지만, 이번에 변속기와 시트 등을 생산하는 현대다이모스가 추가됐다. 동반 진출한 부품 협력사는 총 29개사에 달하며, 이들이 가동 중인 공장에 1만4000여명이 근무 중이다. 현대차그룹과 협력사를 합쳐 2만명이 넘는 고용이 현지에서 발생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