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보다 지출이 많아 적자를 보는 도시의 중산층 가구가 지난 20년 사이 59만가구에서 125만가구로 급증한 것으로 18일 나타났다.

조선일보가 통계청의 적자 가구 현황을 분석한 결과 1992년에는 소득 상위 20~80%인 2인 이상 도시 중산층 가구 464만가구 가운데 12.8%(59만가구)가 적자였다. 2012년에는 647만 도시 중산층 가구 중 19.3% (125만가구)가 적자 상태였다. 도시의 중산층 적자 가구가 20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소득 상위 20% 이상인 고소득 가구 중 적자 비율이 같은 기간 10.1% (16만여 가구)에서 6.5%(14만여 가구)로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고소득층과 중산층 간 소득 격차가 벌어지면서 생긴 현상이다. 1992년 소득 상위 20% 이상 가구와 40~60% 가구의 평균 월소득은 각각 238만원과 121만원으로 117만원의 차이가 났다. 그러나 2012년엔 각각 785만원과 374만원으로 격차가 411만원으로 벌어졌다.

중산층의 평균 자산은 2006~2012년 사이 13%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집값 부담과 세금, 교육비 지출 등이 늘면서 부채는 30% 증가했다. 대출이자·세금 등 '비소비 지출액'은 1992년 월평균 18만원에서 2012년 62만원으로 늘었고, 월평균 교육비 지출액도 7만원에서 30만원으로 늘었다.

현대경제연구원 김동열 수석연구위원은 "중산층 소득이 증가하는 것 이상으로 고소득층의 소득이 크게 늘면서 아무리 노력해도 고소득층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좌절감도 깊어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