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말까지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현대스위스 계열 저축은행 정상화에 나선 일본 SBI(Strategic Business Innovator)그룹이 이달 말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현대스위스3·4저축은행에만 총 2462억원을 증자(增資)하기로 하면서 현대스위스2저축은행은 9월부터 추가 증자가 이뤄지는 연말까지 신규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현재 현대스위스2저축은행의 자기자본이 잠식된 상태여서 현행법상 잠식에서 탈피할 수 있는 자본 확충이 없으면 신규 대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4일 정례회의를 열고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제출한 정상화 계획을 승인했다. 정상화 계획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SBI그룹은 이달 25일 2462억원, 연말 1820억원 등 총 4282억원을 현대스위스를 비롯해 그 계열 저축은행들의 자본확충에 투입할 계획이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현대스위스2·3·4저축은행을 포함해 총 4개의 저축은행으로 구성됐으며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나머지 2·3·4저축은행의 지분을 각각 24~100% 보유하고 있다.
SBI그룹은 이달 말 현대스위저축은행 2434억원, 4저축은행 28억원의 증자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후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3저축은행에 839억원, 4저축은행에 43억4000만원을 증자하게 된다. 1차 증자를 마치면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은 -6.98%(3월말 기준 연결 기준)에서 -5.74%로 개선되고 3저축은행은 -4.42%에서 16.12%로, 4저축은행은 4.81%에서 6.23%로 바뀐다. 2저축은행은 그대로 -8.36%다.
9월부터는 6월말 기준 영업한도 자기자본을 적용하는데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3·4저축은행은 증자 후 자기자본이 모두 플러스로 돌아서지만 2저축은행은 계속 마이너스로 남게 돼 신규 대출이 불가능하다. 현행 저축은행법 제12조(개별차주 등에 대한 신용공여의 한도)에 따르면 저축은행은 개별 차주에 자기자본의 20% 이내에서만 대출할 수 있다. 연말 기준 자기자본은 그 다음해 4~8월 신규 대출의 기준이 되며 6월말 기준 자기자본은 9월부터 그 다음해 3월까지의 신규 대출 기준으로 적용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영업한도 자기자본이 마이너스이면 예수금만 받을 수 있고 신규 대출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3월말 기준 2저축은행의 거래 고객은 20만4724명, 총 여신은 1조2750억원이어서 신규 대출이 중단되면 고객 불편이 예상된다.
2저축은행의 BIS 비율과 영업한도 자기자본은 연말 추가 증자가 이뤄지면 플러스로 돌아선다. SBI는 올 12월 현대스위스저축은행에 672억원, 2저축은행에 1148억원 등 총 1820억원 증자하고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다시 2저축은행에 365억원을 증자할 계획이다. 2차 증자까지 마무리되면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BIS 비율은 7%(연결 기준), 2저축은행은 8.29%로 개선될 전망이다.
2저축은행이 9월부터 연말까지 신규대출을 계속 하려면 금융위가 별도의 자기자본을 인정해줘야 한다. 과거 부실저축은행이 증자를 통해 최대주주가 변경된 경우 금융당국은 자기자본의 특례를 인정해 왔고 저축은행법 시행령도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는 은행에 대해 특례를 인정할 수 있도록 명시해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개별차주에 신용공여 한도를 정한 취지는 최대주주 등에게 대규모 불법 대출을 막기 위한 것이지 일반 소액대출을 금지하려는 게 아니다"며 "관련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