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설국열차'의 한 장면.

영화 '설국열차'가 한국 영화 사상 최단 기간에 누적 관객수 700만명을 동원하고, '더 테러 라이브' 역시 관객 4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두 영화가 벌어들인 수익이 어느정도인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설국열차는 한국 대중 영화 평균 제작비(약 40억원)의 10배가 넘는 4000만달러(약 450억원), 우리나라 영화 사상 최대 제작비를 투입한 대작(大作)이기에 영화를 배급한 CJ E&M의 수익에도 업계가 크게 주목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에 따르면 설국열차는 14일 현재 영화 관람료 수입으로 510억600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더 테러 라이브는 308억1250만원을 기록 중이다.

매출이 크다고 영화를 제작한 이들의 수익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가면 큰 매출을 올리고도 적자를 내는 영화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화진흥위원회가 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영화의 전체 투자수익률(2011년 기준)은 마이너스 15%로, 손익분기점(BEF)을넘긴 우리 영화는 전체 23%에 불과했다.

14일 현재 두 영화의 수익률을 업계 일반적인 수익 분배 구조로 따져본 결과, 설국열차는 75%, 더테러라이브는 103%를 기록했다. 설국열차는 700만 관객을 모으고도 아직 투자 비용을 완전히 회수하지 못한 반면, 제작비용이 크지 않았던 더 테러 라이브는 400만명의 관객으로 이미 손익 분기점을 넘어선 것이다.

영화 '설국열차'와 '더 테러 라이브'의 수익 구조 분석.

설국열차가 14일까지 올린 매출액 510억원 중 부가세 51억원(10%)과 영화발전기금 15억원(3%)을 제한 444억원을 영화관과 제작사가 절반씩 나눠 갖는다. 영화관 이익을 빼고 남은 222억원 중 10% 정도가 배급사 수수료로 지급되기 때문에 22억원이 배급을 담당한 CJ E&M의 몫이다. 남은 200억원이 다시 투자회사와 제작사가 나눠 갖는데 그 비율은 보통 6대 4 정도다.

결국 현재까지 번 돈이 200억원 정도인 셈인데, 이는 아직 제작비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통상 영화 제작비의 30% 정도가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되는 점(영진위 통계)을 감안하면 설국열차의 총 제작비는 5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마케팅 비용을 제한 순 제작비의 절반 수준인 230억원은 이미 개봉 전 해외 167개국에 판권이 판매되며 제작비를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350억원 정도의 비용이 남아 있는 셈인데, 투자사와 제작사에게 돌아가는 200억원으로는 비용을 모두 충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물론 설국열차와 같이 막대한 제작 비용이 들어간 영화는 여러 회사가 투자에 참여하기 때문에 투자사와 제작사가 모든 비용을 감당하지는 않는다. 다만 업계에서는 CJ E&M이 주요 투자사로서 설국열차 제작비의 30% 정도를 투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화 수익은 계약 상 변수가 많아 정확한 측정이 어렵지만, 일반적인 수익 분배 구조로 보면 설국열차의 손익분기점은 CJ 측이 제시한 600만명 보다 더 많은 1000만명 정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CJ E&M 역시 최근 열린 증권사 대상 기업설명회에서 "설국열차의 해외 개봉을 배제하고 국내 관객이 1000만명을 돌파할 경우, 수수료와 미니멈 개런티(MG)를 통해 50억원 정도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영화 '더 테러 라이브'의 한 장면.

반면 설국열차와 같은 시기 개봉한 더 테러 라이브의 매출액은 설국열차의 60% 수준이지만 수익률은 더 좋다. 더 테러 라이브의 총 제작비는 60억원이다. 14일까지 매출액 308억원 중 부가세 30억원과 영화발전기금 9억원을 제외하고도 269억원이 남는다. 이 중 절반에 해당하는 135억원이 투자사와 제작사의 몫으로 추정되는데 제작비 60억원과 배급사 수수료 13억원을 빼고도 이미 수익이 62억원이 발생했다.

투자사와 제작사가 6대 4의 비율로 수익을 분배한다면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수수료 13억원에 더해 투자 지분율에 따라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미국 개봉과 몇몇 해외 제작사의 리메이크 제안을 포함하면 추가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