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포스코그룹 거래 상대방 선정에 관한 모범 기준'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간지 1년이 흘렀다.
하지만 40개가 넘는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보니 거래 규모는 쉽게 줄지 않고 있다. 포스코 일부 계열사의 경우 오히려 일감 몰아주기 덕분에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경우까지 있다. 바로 포스코ICT의 사례다.
7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ICT의 올해 2분기 매출은 26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6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56.3%나 늘었다. 포스코ICT의 올 1분기 매출은 22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늘었다.
포스코ICT의 이런 매출 성장은 모회사인 포스코의 '일감 몰아주기' 덕분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포스코ICT의 특수관계인 거래 비중은 2010년 67.2%, 2011년 65.7%이었으며 지난해에는 75%까지 올라갔다. 인천국제공항 수하물 처리 시스템(IIA BHS) 유지관리 용역, 베트남 원료처리 설비, 서울시의 탄천 하수열 회수ㆍ판매 사업과 인천김포고속도로 ITS 사업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국내ㆍ외 포스코그룹 계열사의 사업이었다.
포스코ICT는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관행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한창이던 지난해 모회사인 포스코와 시스템, 용역, 정비 등 5237억원 규모의 계약을 강행했다. 포스코건설과의 거래액은 1581억원이었다. 두 회사와의 내부거래 금액을 합하면 지난해 회사 매출(1조176억원)의 67%에 이른다.
하지만 포스코ICT는 위아래로 표정 관리를 해야할 처지다. 모기업인 포스코의 실적은 하향세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30조1849억원, 영업이익 1조619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8%, 영업이익은 21.1%나 감소했다.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조강운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업분석 리포트를 통해 "올 3분기 포스코의 매출액은 7조8600억원, 영업이익은 5503억원을 기록할 것"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1.8%, 32.8%씩 감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모기업 의존률이 높은 포스코ICT의 경우 당장 포스코 실적 하락에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반면 자회사들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포스코ICT의 종속기업 7개(포스코ICT 중국법인, 벡터스 리미티드, 대련 포스콘 동방 오토매틱 주식회사, 포스코LED, 포뉴텍, 포스코ICT 인도네시아, 포스코ICT 브라질) 중 당기순이익 흑자를 낸 회사는 포스코ICT 중국법인과 대련 포스콘 동방 오토매틱 주식회사 2개뿐이었다. 포스코LED, 벡터스 리미티드, 포뉴텍의 순손실액은 각각 82억원과 73억원, 58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1월 4대 그룹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를 없애겠다며 시스템통합(SI) 사업을 외부에 개방한 뒤 삼성SDS, LG CNS와 SK C&C는 일감이 줄어든 만큼 사업을 다각화하고 해외 진출에 주력하는 등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 왔다.
삼성SDS는 지난달 1일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비중을 확대하고 2017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6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SK C&C는 올 3월 엔카네트워크를 흡수합병해 중고차 사업에 진출하고 해외 사업을 수주하는 등 다각화에 나섰다. SI업계 관계자는 "포스코ICT가 지금 당장은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지만, 모회사(포스코)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자회사들이 적자만 내고 있는 현 상황에서 그 성장세가 어디까지 계속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