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한 중개업소의 모습. 매매가 안된 물건들이 급매물로 많이 나와있다

"두 달에 한 건 정도 (매매)계약하는데, 5억~6억원짜리 중개해봐야 200만~250만원 밖에 더 나옵니까? 전세도 씨가 말랐지, 그나마 한 달에 월세계약 한두 건 하는 수수료로는 애들 학비 보태고 밥 먹고 살기 부족하죠."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A부동산중개업소 대표 최모(52)씨는 매매거래 침체로 사무실 운영이 힘들어지자 얼마전부터 폐업을 고려 중이다. 최씨는 "매매는 두어 달에 하나정도 될까 말까지, 전세는 재계약 위주라 (수수료 수입이) 안되지, 월세 몇건 해서는 생활비 대기도 모자르다"며 "학교도 근처에 있고 하니, 입에 풀칠이라도 하려면 분식집을 하는 게 나을 것 같아 고민중이다"고 푸념했다.

부동산 '거래절벽'으로 중개업자들이 생활고에 내몰리고 있다. 매매거래 실종에, 전세대란으로 찾기 어려워진 전세물건 탓에 중개 수수료를 수입기반으로 하는 중개업자들의 소득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7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중개업자(공인중개사, 중개인, 중개법인) 1인당 평균 주택 매매 거래건수는 5.35건으로, 6개월 간 중개업자 1인당 매매계약 건수가 한 달에 한 건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수도권은 3.56건에 그쳐 두 달에 한 건에도 못 미쳤다.

그나마 거래가 활발했던 지방은 사정이 낫다. 6개월간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8.07건으로, 수도권에 비해 2배 이상 거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11.34건으로 중개업자 1인당 거래량이 가장 많았고, ▲경북 10.82건 ▲강원 9.93건 ▲대구 9.55건 ▲울산 8.51건 ▲광주 8.36건 등을 기록했다.

지방에서 주택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부산으로, 3만6815건이 거래됐다. 등록 중개업자수는 5005명으로 1인당 평균 7.36건을 거래한 것으로 집계됐다. 등록 중개업자 수가 가장 적은 세종시는 404명으로, 주택 1000건이 거래돼 평균 2.48건을 기록했다.

수도권은 1인당 거래량이 전국 평균에 크게 미달했다.

경기도는 상반기 9만5562건이 거래돼 전국에서 주택 거래량이 가장 많았지만 지역 내에 무려 2만2893명의 중개업자가 등록돼 있어 1인당 평균 거래량은 4.17건에 그쳤다.

경기도에 이어 등록 중개업자가 많은 서울은 중개업자 수 2만1903명에 5만5842건이 거래돼 1인당 평균 거래량은 2.55건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국 등록 중개업자 수는 2012년 1분기 이후 5분기 연속 감소했고,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1862명이 줄어 6월말 현재 8만2356명이 등록돼 있다.

중개업자 감소는 수도권에서 두드러진다.

부동산써브 제공

수도권 등록 중개업자 수는 2006년 1분기 5만120명으로 처음으로 5만명을 돌파하며 꾸준히 상승해 2008년 3분기 5만7007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감소하기 시작했다. 올해 2분기 현재 4만9778명으로, 7년만에 처음으로 5만명 이하로 내려갔다.

반면 지방 등록 중개업자 수는 꾸준히 상승해 2011년 3분기 3만명을 넘어섰고, 6월말 현재 3만2578명이 등록됐다.

부동산써브 관계자는 "실거래 건수에는 중개업자를 통하지 않은 계약 당사자간 직거래 건수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중개업자 1인당 거래 건 수는 통계치보다 더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거래 침체가 계속될 경우 생활고를 견디기 힘들어져 폐업하는 수도권 중개업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