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7200주, 17억6530만원.'
지난 1996년에 출범한 코스닥 시장의 첫 달 일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이다. 미국의 나스닥(NASDAQ) 시장을 모델로 야심 차게 출발했지만 초기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지금은 하루 3억3649만주의 주식이 거래되고 2조2082억원 규모의 금액이 오가는(6일 정규장 기준) 주식시장이 됐지만 당시엔 코스닥 시장이 존재하는 것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다.
지난 7월 1일 개장한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코넥스에 대한 일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작아 주식시장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편에선 코스닥 등 다른 주식시장도 초기 상황은 비슷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과거 다른 시장과 비교해 코넥스는 어느 정도일까. 전문가들은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다른 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아 우려할 필요가 없지만 상장 종목 수가 적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3곳 모두 개장 초 거래량은 비슷
코스닥과 코넥스, 그리고 2005년 개장한 장외 주식 거래시장 '프리보드'의 개설 초기 한 달 동안 거래량과 거래대금을 살펴보면 하루 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 수준에 큰 차이가 없다. 1996년 7월 1일에 공식 개설된 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8만7200주와 17억6530만원. 이는 코넥스 시장의 일평균 거래량(7만1000주), 일평균 거래대금(4억400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당시 화폐 가치와 주식 투자 인구 규모를 감안해야 하는 숫자이지만 코스닥 시장 역시 개설 초기엔 거래가 활발하지 못했던 것이다. 2005년 7월 개장한 프리보드 역시 마찬가지다. 개설 초 한 달간 일평균 거래량이 10만1751주, 일평균 거래대금은 4347만7925원으로 거래대금 규모는 오히려 코넥스보다 작았다.
◇주가 상승률 따져봤더니…
각 시장 주요 종목들의 주가 상승률을 봐도 코넥스는 다른 두 시장의 초기 상황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당시 코스닥 시장 시총 1위 종목이었던 현대중공업은 개장 첫날인 1996년 7월 1일 시초가에 비해 7월 31일 종가가 6%가량 내렸다. 시가총액 2위 기업이었던 기업은행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주가가 9% 가까이 하락했다.
반면 코넥스 시장 개장 한 달 기준 거래대금 1위를 기록한 하이로닉은 시초가에 비해 주가가 63% 가까이 올랐고, 거래대금 규모 3위인 랩지노믹스는 54% 이상 상승했다. 7월 31일 종가 기준 평가가격 대비 상승 종목은 전체 21개 중 19개로 집계됐으며, 전체 종목의 평가가격 대비 상승률은 186%에 달한다.
◇상장 종목 수는 훨씬 적어
다만 다른 시장들의 초기 상황과 비교했을 때 코넥스는 상장 종목 수가 훨씬 적다. 코스닥 시장은 개설 당시 상장 종목 수가 376개로 코넥스(21개)의 18배에 달해 거래가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었다. 프리보드 시장 역시 개설 당시 상장 종목 수(63개)가 코넥스 상장 종목 수보다 3배가량 많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상장 종목 수가 적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거래량이 적은 종목에 투자할 경우 급전이 필요할 때 주식을 팔 수가 없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장 초기 성적이 비슷하더라도 향후 코넥스 상장 기업 수가 빠르게 늘지 않는다면 코넥스가 제대로 된 주식시장의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