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출신의 아비람 재닉은 20대 초반에 세계적으로 성공한 벤처기업가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1992년 19세의 나이로 지테코(Gteko)라는 애플리케이션 회사를 설립, 3년 만에 마이크로소프트에 기업을 매각했다. 1999년에는 IT 보안 기업인 비욘드시큐리티도 설립했다.

현재는 한국에서 이스라엘 전문 투자기업 코이스라(KOISRA)의 매니징 파트너로 일하면서 1년에 최대 5만달러, 우리 돈 5600만원 정도를 1~2개 벤처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2010년 한국인 아내와 결혼,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지한파(知韓派) 기업인으로 꼽힌다.

아비람 제닉 코이스라 매니징 디렉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3 행사에 참석한 재닉 파트너에게 벤처기업의 성공조건에 대해 묻자, 기대와는 다른 대답이 돌아왔다.

"첫 번째가 팀원이고, 두 번째가 시장, 제품은 제일 마지막입니다."

비즈니스로 돈을 벌자면 제품(혹은 서비스)이 가장 핵심 요소일 것 같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창조력을 가진 팀원만 있다면 제품은 시장 상황에 맞게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만난 '시트아이디(Seat ID)'라는 미국 벤처 회사를 사례로 소개했다.

시트아이디는 항공사와 편명을 입력하면, 내가 탈 비행기에 내가 아는 누가 같이 타는지를 알려주는 서비스로 출발한 벤처 회사다. 장시간 비행시 내가 알거나 나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서비스의 핵심이다.

재닉은 "최근 시트아이디는 내가 묵는 호텔과 거주 기간을 입력하면 같은 호텔에 내가 아는 누가 있는지를 알려주는 서비스와 내가 좋아하는 하키팀의 경기를 어떤 친구가 보러오는지 알려주는 서비스로 확장했다"며 "혁신적인 팀원만 있다면 서비스는 얼마든지 개선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강조했다.

아비람 제닉 코이스라 매니징 디렉터(사진 왼쪽).

멋진 아이디어지만 그런 비즈니스로 실제 돈을 벌 수 있는지 물었다. 그는 "굳이 매출을 만들기 위해 애쓰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재닉은 "벤처 회사는 매출로 평가하거나 사용자의 수로 평가할 수 있는데, 시트아이디는 후자에 속한다"며 "페이스북처럼 사용자 수가 늘면 비즈니스 모델은 차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고 설명했다.

재닉 파트너는 이스라엘이 최근 실리콘밸리 못지 않은 벤처의 산실(産室)로 주목받고 있는데 대해서는 이스라엘 특유의 '후츠파(Chutzpah)' 정신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후츠파는 히브리어로 '뻔뻔스러움, 철면피'를 뜻하는 단어다. 원래 상대방에서 후츠파라고 하면 서로 멱살잡이를 할 정도로 심한 욕이었지만, 최근에는 당돌하고, 형식을 거부하고, 자신의 견해를 무례할 정도로 고집한다는 긍정적 용어로 탈바꿈했다.

재닉은 "이스라엘 벤처 사업가들은 비록 직원 2명의 소규모라고 해도 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글로벌 업체들과 싸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반면 한국 벤처 회사들은 스스로를 국내 시장에 옭아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벤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작부터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가 유망하게 생각하는 벤처 아이템은 무엇이 있을까. 재닉은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지만 IT 보안 분야가 지금보다는 몇 배는 커질 것"이라며 "모바일 기기는 물론 냉장고 등 가전제품까지 연결되는 세상에서 보안은 최대 이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