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다니는 박모씨는 최근 급전(急錢)이 필요해 카드론을 알아봤다. 가장 싼 이자로 돈을 빌릴 수 있는 카드사를 수소문하다가 여신금융협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카드사별 대출이자율을 알아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이 홈페이지엔 박씨가 기대했던 카드사들의 이자율이 비교된 게 아니라, 회사별로 최저·최고 금리 구간만 나와 있었다. 예컨대 KB국민카드의 카드론 이자율은 6.9~27.3%, 하나SK카드 6.9~27.9%, 현대카드 6.5~27.5%라는 식이었다. 금리가 20% 이상씩 차이가 나, 박씨 자신이 적용받을 이자율은 가늠할 수 없었다. 박씨는 "대충 두 카드사와 상담해보고 카드론을 썼는데, 나중에 다른 카드사에서 더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허탈해했다. 올 연말부터 박씨처럼 카드사나 캐피털회사의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대출상품을 이용하려는 소비자들은 더 싼 대출이자를 찾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30일 카드사와 캐피털회사의 대출상품 금리를 비교·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을 오는 12월부터 가동한다고 밝혔다. 연간 카드론, 현금 서비스 등 카드 대출을 받거나 캐피털 대출을 받는 사람은 연인원 1000만명으로 추정된다.

대출상품 금리 비교·조회 시스템이란, 자신의 신용등급 등 개인정보와 대출기간 등을 입력하면, 카드사와 캐피털사별로 실제 자신이 적용받을 수 있는 대출금리가 비교되어 나오는 시스템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 소비자가 '원스톱(one stop)'으로 실제 적용받게 될 대출금리를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작업이 11월이면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소비자가 카드사와 캐피털회사의 모든 대출상품 금리를 비교해보고, 가장 저렴한 상품을 고를 수 있게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리 경쟁이 벌어져 자연스럽게 카드사와 캐피털회사 등의 대출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다만 소비자가 한 번도 거래하지 않은 카드·캐피털사는 소비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신용도보다 다소 높은 금리를 제시할 수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 시스템이 정착되면 저축은행에도 확대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당초 이번에 저축은행 대출금리도 비교·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려 했으나, 수익성이 나빠진 저축은행업계에서 "여력이 없다"며 반대해 미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