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취임 첫날 노동조합에 의해 출근을 저지당한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노조로부터)취임을 인정받는 조건으로 협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행장은 이날 오전 8시40분쯤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 도착했지만 노조원 20여명이 로비로 입장하는 것을 몸으로 막아 행장 집무실로 출근하지 못했다. 이날 노조원들은 본점 로비에 앉아 "관치금융 논란의 중심인 이건호 행장은 물러나야 한다"며 "이 행장은 당장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행장은 노조와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화로 풀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우리는 원래 한 가족이다"고 답했다. 또 자신을 둘러싼 관치금융 논란에 대해서는 "말도 안된다"고 일축했다. 이날 예정됐던 취임식과 관련해서는 "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면서도 정확한 일정은 확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후 자리를 옮긴 이 행장은 국민은행 관계자를 통해 "은행장의 자리는 단 하루도 비워둘 수 없는 막중한 자리"라면서 "현재 은행장으로서의 직무를 이미 수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 "대화의 문을 언제든지 열려 있다"면서 "노사 합의를 통해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해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