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최근 일본 닛케이 평균의 상승세를 보며, 일본 주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닛케이 평균은 14589.91을 기록해, 이달 들어 5.81% 상승했습니다. A씨는 점심시간,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접속해 종목 매수를 시도했지만, 거래가 되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일본 주식시장은 점심시간 거래가 멈추는 휴장 제도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주식 시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총 6시간 운영체계를 갖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일본도 오전 9시부터 3시(오사카거래소 3시10분)까지 장이 열립니다. 하지만 일본은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2시30분까지 한 시간 동안 휴장에 들어가기 때문에, 한국과 달리 총 5시간 운영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식 거래 시간은 국가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과 캐나다는 휴장 시간 없이 오전 9시30분~오후 4시30분까지 장이 열립니다. 영국은 오전 8시에서 오후 4시30분까지, 스위스와 스페인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주식 시장이 운영됩니다. 프랑스와 독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이탈리아는 오전 9에 개장해 오후 5시25분에 장이 마감합니다.

남미 국가의 경우 늦게 개장해 늦게까지 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각각 오전 10시~오후5시, 오전 11시~오후5시에 증시가 마감됩니다. 전체적으로 북미·유럽·아프리카 국가의 경우 점심시간 휴장 제도를 가지고 있는 국가는 단 한 곳도 없습니다.

반면 일본 등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은 점심 휴장 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오전장과 오후장이 나눠져 있다는 뜻입니다.

일본 도쿄거래소는 9시~11시30분까지를 오전장, 12시30분~3시(오사카거래소 3시10분)까지를 오후장으로 구분합니다. 중국은 9시30분~11시30분까지 오전장·1시~3시까지 오후장, 홍콩은 오전장은 9시30분~12시·오후장 1시~4시까지 주식 거래가 가능합니다. 이 밖에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도 점심시간 휴장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 주식 거래 시간은 크게 4번에 걸쳐 변경됐습니다. 1995년도 이전에는 오전 9시40분~11시40분을 오전장, 오후 1시20분~3시20분까지를 오후장으로 하루에 장이 두 번 열렸습니다. 물론 11시40분부터 1시20분까지는 점심시간이라 거래가 멈췄습니다.

이후 1995년 주식 거래 시간은 오전 9시30분~오후 3시로, 1998년에는 오전 9시~오후 3시로 두차례 변경됐습니다. 이때도 물론 점심 휴장제도는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0년 5월부터 점심시간 휴장제도가 폐지되면서, 지금의 6시간 운영체계가 구축됐습니다.

한국증권거래소 주식매매제도팀 관계자는 "90년대 말 국내 주식 시장의 전산화 시스템 가동과 함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 보급됨에 따라, 거래량 활성화를 위한 휴장제도의 폐지 요구가 있었다"며 "그 결과 우리나라는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빨리 점심 휴장 제도를 폐지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최근 일본이나 홍콩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점심 휴장 제도의 축소와 폐지가 논의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렇다면 서양 국가들은 처음부터 점심 휴장 제도가 없었던 것일까요? 초창기 미국 증권 시장에는 점심 휴장 제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식 시장이 문을 연지 4년 만인 1871년 시장을 왜곡 시킨다는 이유로 전격 폐지됐습니다. 1698년에 문을 연 런던증권거래소에는 애초부터 점심 휴장제도 자체가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