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건설업계 '실적쇼크'를 일으켰던 삼성엔지니어링이 2분기에도 다시 적자 실적을 발표, 업계와 투자자들에 충격을 주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당초 해외 사업 부실을 1분기 실적에 모두 반영해 더 이상 적자나 부실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불과 3개월만에 여전히 9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내면서 투자자들을 호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 3개월도 못 내다본 추가 부실…몰랐나? 속였나?
증권사들은 당초 삼성엔지니어링의 IR자료 등을 분석하며 올 2분기 5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16일 실적 발표 전날까지 국내 18개 증권사가 내놓은 삼성엔지니어링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 평균액은 522억원으로 모두 흑자를 전망했다.
그러나 삼성엔지니어링은 88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증권사 예상 흑자폭과 비교하면 1400억원대에 달하는 전망 오류가 발생한 셈이다.
업계에선 20명에 가까운 업계 전문 애널리스트들이 수십억원도 아닌 1400억원대에 달하는 실적 전망 오류를 범한 것은, 회사 측이 잠재 부실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거나, 제대로 된 정보를 감추고 속이지 않고서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한 두 증권사도 아니고 10여 곳의 흑·적자 전망이 1400억원이나 차이가 나는 것은 정확한 회사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최고경영자(CEO) 역할 도마에 올라
2분기 흑자 전환을 예상했던 삼성엔지니어링이 1분기에 이어 900억원에 가까운 적자 실적을 기록하면서 대표이사 등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털어야 할 부실을 다 반영해 더 이상의 부실이 없을 것'이란 회사 측 1분기 실적쇼크에 대한 배경 설명이 허언(虛言)으로 드러나면서, 업계에선 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위기 관리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회사의 약속대로 부실 실적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고 정상화시키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부실한 실적에 대한 경영 책임도 있지만, 좋은 정보와 나쁜 정보를 가려 외부에 제공해야 할 정보를 충분히 알리지 않아 업계와 투자자들에 혼란을 가중시킨 데 대한 도의적 책임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1분기 실적 악화로 곤혹을 치른 GS건설은 허명수 전 대표이사가 경영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두산건설도 실적 악화에다, 자금난으로 그룹에서 1조원의 자금을 수혈 받으면서 최근 대표이사가 교체됐다.
이에 대해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그룹에서 해외 프로젝트에 대한 경영진단을 한 것이 보수적으로 반영돼 2분기에도 적자가 크게 잡힌 것이다"며 "의도적으로 부실을 숨긴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 기업가치 회복에 '치명타'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엔지니어링의 기업가치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수주에서의 부실이 언제까지 터져나올 지 모를 불안감이 크기 때문이다.
조주형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엔지니어링의 2분기 실적에선 (1분기와는 다른)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2분기 실적과 수주, 발주 시황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변화가 기대되지도 않는다"고 분석했다.
강승민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일부 사업지에서 현장 원가율 변동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내년까지 실적 불확실성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대신증권도 삼성엔지니어링이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라며 2분기 영업적자를 감안해 목표주가도 낮췄다.
조윤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사 진행률이 높았던 현장에서 추가 공사비용이 발생한 것은 투자 심리에 부정적이다"며 "특히, 미국 팰콘 등 기존 저수익 공사 이외 현장에서 손실이 발생하면서 진행중인 다른 현장의 원가율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데다, 공사준공일 지연이 잦아지고 있다는 점은 공사 수행 능력에 대한 의문까지 들게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