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내린 국지성 폭우로 서울 강남역 일대 빌딩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지난해는 삼성전자 서초 본관이 있는 강남역 4거리가 침수되며 출근길 대란을 겪은 데 이어 올해는 초호화 복합 오피스텔 '부티끄모나코'가 주말에 내린 폭우로 일부 사무실이 누수되는 일이 발생했다.
 
14일 부티끄모나코 임차인 A씨에 따르면 12일 자정을 전후로 쏟아진 폭우에 오피스텔 15실이 침수됐다. 외벽으로 빗물이 흘러들어와 전날 신고된 것만 20건에 달한다. 임차인 B씨도 "비 온 다음 날 출근해보니 커튼이 설치된 외벽으로 빗물이 흘러들었다"고 말했다.
 

부티크모나코 내부에서 바라본 창가쪽 모습. 커튼벽 사이로 빗물이 새들어와 창가에 있던 사무용품이 다 젖었다.

초호화 복합오피스텔을 표방한 부티끄모나코는 2008년 8월 준공된 럭서리 오피스빌딩이다. 2005년 분양 당시 분양가만 3.3㎡당 3000만원대에 실당 10억~27억원을 호가할 정도에로 유명세를 모았다. 오피스텔에는 독일제 세탁기와 이탈리아제 전자레인지를 비롯해 벽지조차 영국산으로 치장해, 국산이라곤 ‘김치냉장고가 유일하다’는 우스갯소리도 나돌 정도였다.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쪽에서 바라본 부티끄모나코.

현장을 방문한 수리기사 C씨는 "제대로 된 수리도 장마가 끝나야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빗물 피해는 화단이 있는 27층 아래 층인 26층과 25층, 24층에 집중된 상태이다.
 
부티끄모나코 시공사 관계자는 "외관에 놓인 화단에 배수가 잘되지 않아 넘친 물이 아래층 외벽을 타고 스며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빗물이 스며든 틈새가 발생한 경위에 대해서는 "건물을 시공하고 일정기간이 지나다 보면 수축 팽창을 하면서 일부 균열이 생기기도 한다" 며 "과거 비가 많이 왔을 때도 침수가 안됐던 것으로 봐서는 시공문제라기 보다 배수 관리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장마철 기간이라 임시로 사무실 외벽을 비닐로 막아놓은 모습.


강남역 부근은 지난 2010년부터 비만 오면 홍수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는 곳이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 서초 본관이 주변 도로가 모두 침수돼 지하주차장 진입을 전면 금지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침수 사태 당시 삼성전자 본관의 건물 구조가 잘못돼 빗물이 역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집중호우로 한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탄천주차장이 침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