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네이버의 '도전 만화' 코너에 초등학생을 성폭행하는 내용의 만화가 올라왔다. 도전 만화는 직접 그린 만화를 누구나 올리고 감상하는 코너다. 네이버는 문제의 만화가 올라온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한 네티즌의 신고를 받고 부랴부랴 삭제했다. 하지만 이미 만화를 캡처한 사진이 각종 게시판이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통해 삽시간에 퍼진 뒤였다. 네이버는 김상헌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올려 "해당 코너에 대한 모니터링 인력을 확충하고 실시간·이중 검수가 가능하도록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겠다." 이 말은 네이버가 불법과 범죄, 음란성 게시물이 문제가 될 때마다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꺼내드는 말이다. 하지만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면피성' 사과이자 대책 발표라는 것을 결과가 말해준다.
실제로 지난 6일에는 불법 카지노 사이트를 홍보하는 광고성 글이 네이버 검색 결과에 노출됐다. 블로그·SNS 등에서 많이 언급되는 키워드를 보여주는 '핫토픽 키워드'에 올라온 단어를 검색하면 도박 사이트 광고가 나왔다. '어뷰징(검색량이 많은 단어를 본문에 끼워 넣어 검색에 잘 노출되도록 하는 것)'을 통한 이 광고 글들은 사흘 동안 방치됐다. 이때도 네이버는 또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도전 만화' 사건이 불거졌을 때 네이버가 밝힌 모니터링 인력 규모는 500여명이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금도 전체 모니터링 인력은 500여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건 이후 웹툰 쪽의 모니터링 인력을 보강했다"고 했다. 전체 모니터링 인력은 변하지 않고, 문제가 생기면 해당 분야에 인원을 늘리는 '돌려막기'식으로 운영한다는 이야기다. 인원 500여명도 3교대 근무에 투입되는 인원을 모두 합친 수치로, 평균 가동 인력은 170명 안팎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네이버가 '모니터링 강화'라는 공약(空約)만 남발하는 것은 불법·저질 게시물 등이 올라와도 법적 제재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저질 콘텐츠가 올라와도 포털들이 책임을 피할 수 있는 면책 조항이 현행법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는 인터넷 공간의 특성상, 문제가 된 게시물에 대해 사후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포털이 '빠져나갈 구멍'을 여기저기 만들어 준 꼴이 됐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