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안정에 따라 경상흑자 사상최대 "530억달러 예상"
-장미빛 전망? "수치 높아졌지만 경기회복 체감하긴 어려워"
-기준금리, 연말까지 동결 가능성 높아

한국은행이 올해 하반기와 내년 경기에 대해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11일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 전망 때보다 0.2%포인트씩 상향조정했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 등에 힘입어 경기가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530억달러로 종전 보다 200억달러나 더 늘려잡았다. 사상 최대 규모다.

하지만 한은은 경기회복 속도가 완만해서 내년에 4% 성장률을 달성해도 경기가 크게 나아졌다고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일단 추경 시행, 금리 인하 등의 정책효과를 살펴보겠다는 입장이어서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현재보다는 (국내경제가)성장이 될 것이고 이미 실행한 정책을 면밀하게 점검해 효과가 극대화되도록 하는 것이 일단 중요하다"면서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 2분기에 성장률 1%대 회복…경상수지 530억달러로 사상 최대 될 것

한은은 전분기대비 성장률이 올해 2분기부터 1%대를 회복했을 것으로 봤다. 지난 4월에는 2분기 0.8%, 3분기 0.9%, 4분기 1.0%로 전망했지만 이번에는 각각 1.0%, 1.1%, 1.0%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2분기에 8분기 연속 0%대 성장률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8%로 높인 요인에 대해서는 세계경제 둔화 -0.1%포인트,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 +0.1%포인트, 정부 추경과 금리 인하 +0.2%포인트 등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특히 국제원자재 가격하락에 따라 원자재 수입액이 감소하면서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흑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봤다. 올해 수출(통관기준) 증가율은 3.7%로 수입 증가율 2.2%를 웃돌면서 경상수지 흑자는 5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기록했던 사상최대치(431억달러) 기록을 또다시 경신하는 것이다.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2.8%를 기록, 2011년의 1.4%, 지난해의 2.3%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내수도 살아난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내수의 순성장기여도는 지난해 0.7%포인트에서 올해 1.3%포인트로 크게 높아져 올해 수출의 성장기여도 1.5%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민간소비 전망치는 지난 4월의 2.5%에서 2.1%로, 설비투자 전망치는 2.3%에서 1.8%로 낮아졌지만 건설투자 전망치가 2.7%에서 4.5%로 높아졌다.

◆ "GDP갭 플러스 전환, 2015년 가능"…금리 연내 동결 전망

한은은 내년에 4% 성장률을 달성하더라도 경기가 나아졌다고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성장률은 전년도의 이월효과와 모멘텀 효과로 나눠 볼 수 있는데 지난해와 올해 성장률이 낮았던 영향으로 내년에 4%의 성장하더라도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하는 수준"이라며 "내년에도 경기가 나아졌다고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국장은 GDP갭의 플러스 전환 시기에 대해서는 "GDP갭의 마이너스 폭이 축소되겠지만 내년에는 플러스 전환이 어렵고 2015년에 들어서면 GDP갭의 마이너스가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중국의 성장둔화 등 대외 불확실성을 너무 낙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양적완화 축소는 현재 어떤 시기에, 어느 정도 규모로 진행될 지 알 수 없어 경기전망에 포함시킬 수 없었고 중국의 올해 성장률은 지난 4월 8.2%로 전망했던 것에서 7.8%로 낮춰 잡았다"며 "여러가지 하방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은이 추가적으로 금리를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금리를 올릴 수도 있지만 미국 유럽 등 다른 나라들이 연내 금리를 올리지 않을 텐데 우리나라가 선제적으로 올리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