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급락을 놓고 연일 찬반 양론이 벌어지고 있다. 11일에도 같은 현상을 놓고 서로 다른 진단이 제기됐다.
프랑스계 글로벌 금융그룹인 소시에테 제네럴(SG)은 이날 서울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원자재 슈퍼 사이클(대호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아직 원자재에 투자하기 좋은 시기라고 진단했다.
반면 전날 2014년 전망 보고서를 낸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상반된 견해를 내놨다. OPEC은 2014년도 전망 보고서에서 "원자재 수퍼사이클(대호황)이 저물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은 둔해지는 국면에 돌입했다"고 전망했다.
◆ "슈퍼 사이클 종료는 없다"
마이클 헤이그 SG 원자재 부문 대표는 11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등 신흥국 경제가 둔해졌다고 해서 갑작스런 원자재 슈퍼 사이클 종료는 없을 것"이라며 "슈퍼 사이클 내에 비즈니스 사이클이 여러개 속해 있다"고 말했다.
SG는 최근 슈퍼 사이클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 도시화와 기술혁신, 인구 증가 등 요인들이 아직 진행형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헤이그는 "UN 통계에 따르면 2030년까지 도시 인구는 현재 34억명에서 50억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라며 "이런 도시화 현상이 슈퍼 사이클을 계속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화로 에너지와 금속에 대한 수요가 같이 늘어난다는 이유에서다.
헤이그 대표는 또 중국 등 신흥국의 경기 둔화도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중국은 여전히 세계 금속 수요의 40%, 주요 농산품 수요 20% 등을 책임지는 나라"라고 말했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에 대해서는 "실제로 경착륙한다면 큰 문제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2~3%대를 기록하며 경착륙한다면 원자재 시장을 비롯해 세계 금융 시장이 출렁일 것"이라면서도 "이런 가능성은 20%에 그친다"고 말했다. SG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도 중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을 제기한 전문가는 70명 가운데 1명뿐이었다.
금값은 지난 8일 싱가포르에서 밝힌 전망을 유지했다. 헤이그 대표는 "이번 주 내로 변경된 수치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며 "금값은 내년 평균 금값이 온스당 1150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OPEC은 상반된 주장
SG의 이런 전망은 전날 발표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견해와는 상반된 것이다. OPEC은 2014년도 전망 보고서에서 "신흥국 시장의 경기둔화로 해외 투자가 줄어들고 있다"며 "원자재 수요 역시 줄어들고 있다"고 내다봤다. 원자재 슈퍼사이클(대호황)이 저물고 있다는 것.
OPEC은 "지난 몇년 간 추이를 보면 신흥국 성장세 둔화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여파로 원자재 수요가 저조할 전망"이라고 했다. 특히 중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7.7%로 지난 10년간 평균치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원자재의 재고가 충분한 점도 가격 하락세를 더할 것이라고 OPEC은 밝혔다. OPEC은 이달 석유시장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원유 1일 수요 증가 전망치를 전달보다 1만2000배럴 줄인 하루 80만배럴로 내렸다.
내년 1일 원유 수요량이 100만배럴 정도 더 늘어나겠지만 공급이 이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셰일오일 공급이 늘어나면서 OPEC 외의 국가에서만 하루 110만배럴의 공급과잉이 생겨날 것이라 했다.
OPEC은 "다만 아프리카 지역의 정정불안으로 일부 공급차질이 생길 수는 있다"며 "이집트의 원유공급에 이상이 발생한 건 아니지만 언제든 상황은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