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1위 '수퍼 부자'인 김정주 NXC(넥슨의 모회사) 대표가 이달 말 제주도에 '넥슨 컴퓨터 박물관'을 열었다. 5년 전 서울을 떠나 제주도에 새 둥지를 튼 김 대표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김 대표는 지난 2009년 3월 넥슨의 지주회사 NXC 본사를 제주도로 옮기면서 자신도 같은 해 제주 서귀포로 이사했다. 김 대표는 본사를 이전하기 전부터 제주도에 여러 차례 들러 기반을 닦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8일 제주도를 찾은 기자들에게 "자연이 좋고 공기가 좋아서 내려왔고, 제주도 생활에 만족한다"고 했다.
제주도는 경제특수구역으로 각종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역이다. 제주도 조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연간 수출액이 100만달러 이상인 기업은 본사나 공장을 제주도로 이전하면 부동산·기계장비 취득세와 재산세 등을 면제해준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역시 사옥을 제주도로 이전해 세금을 23% 감면받았다.
제주도는 또 대외 활동이나 언론 접촉을 꺼리는 김 대표의 성격과 잘 맞아떨어지는 곳이다. 김 대표가 공식 석상에 참석해 기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약 15년 만의 일이다.
그는 제주도로 본사를 이전하기 전부터 이미 컴퓨터박물관을 세울 뜻을 품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에는 김 대표가 수집해온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컴퓨터 200여대와 방대한 양의 게임 소프트웨어가 소장돼있다. 그는 취미 삼아 레고를 수집해온 끝에 얼마 전 레고 거래사이트 '브릭링크'를 인수하기도 했다.
김 대표와 가족이 거주하고 있는 집은 제주 서귀포의 최고급 빌라 '비오토피아'다. 부인 유정현씨와 초등학생인 두 딸은 김 대표를 따라 제주도로 이주했다.
제주도 지역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비오토피아의 매매가는 23억원대(71평형(235제곱미터),80평형(264제곱미터))다. 관리비는 한달에 150만원정도다.
비오토피아는 부자들의 '세컨드하우스(별장)'로 유명한 곳이다. 현재 201세대가 입주해있지만, 이 중 별장이 아닌 주거용으로 들어와있는 세대는 10세대도 안 된다. 비오토피아는 주변이 모두 골프장으로 둘러싸여있어 학교나 수퍼마켓 등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자가용을 이용해 15분정도 이동해야 한다.
김 대표는 또 1억원 상당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카이엔'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에서 타던 카이엔을 제주도로 이사하면서 함께 갖고 내려갔다.
카이엔은 현재 국내에서 정식 판매 중인 SUV 차량 중 3번째로 비싼 차량이다. 벤츠 'G클래스 AMG'와 랜드로버 '올뉴 레인지로버'가 각각 2억790만원과 1억9680만원(최고가 모델 기준)이며, 카이엔의 최고가 모델은 1억8140만원이다.
넥슨 관계자는 "(김 대표가) 카이엔을 제주도에서도 보유하고 있는 건 맞지만, 요즘은 기름 값을 아끼겠다며 대신 기아차 '카니발'을 타고 있다"고 말했다. 카이엔은 2013년형 기준으로 연비가 리터(L)당 7.4~10.9km에 불과하다. 연비 등급은 4~5등급이다. 기아차 카니발(2013년형 카니발R 기준)의 연비는 L당 8.2~11.3km로 카이엔보다 조금 높다.
김 대표는 이밖에도 최소 한대 이상의 스포츠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가 직접 운전하는 것을 즐겨 서울에 있을 때도 스포츠카를 직접 몰고 업무를 보러 다니곤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