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이동통신사들이 본격적인 '2배' 경쟁에 나섰다. KT는 1일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간담회를 갖고 무선 데이터양을 비롯해 멤버십 포인트, 콘텐츠, 고객 상담 등 혜택을 2배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LG유플러스가 기존 LTE 대비 2배 빠른 LTE-A(어드밴스트)로 속도 경쟁에 나서자 2배의 혜택으로 맞대응한 것이다.

서비스의 핵심은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두 배로 늘린 것이다. 무제한 음성 통화 요금제인 '모두다올레, 완전무한요금제' 가입 고객에 한해 오는 10월 말까지 4개월간 기본 데이터를 2배 제공한다. 기존에 5기가바이트(GB)를 받았으면 이달부터는 10GB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음악(지니팩)·영상(올레TV·올레TV 나우팩) 콘텐츠는 월 정액 요금을 50% 할인해주거나 TV 쿠폰을 기존 가격의 2배만큼 제공한다. 2년 이상 장기 고객에겐 멤버십 포인트인 '별'을 최대 2배 지급한다. 표현명 사장(텔레콤&컨버전스 부문장)은 "통신 역사상 가장 파격적인 프리미엄 혜택"이라고 주장했다.

표현명 KT 사장이 1일 서울 세종로 KT올레스퀘어에서 올 하반기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표 사장은 “무제한 음성 통화 요금제 가입 고객에게 오는 10월 말까지 기본 데이터를 2배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KT가 이 같은 서비스에 나선 것은 경쟁사의 2배 빠른 LTE-A 서비스에 따른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SK텔레콤은 지난 26일 세계 최초로 상용화를 시작했고, LG유플러스도 다음 주에 서비스를 시작한다. LTE-A 서비스를 위해선 두 개의 LTE 주파수가 필요한데 KT는 하나의 주파수(900㎒)에 전파 간섭의 문제가 있어 당장 서비스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2배' 속도는 따라가지 못하는 만큼 '2배'의 혜택으로 일단 집토끼를 붙잡겠다는 전략이다. 표 사장은 "타사들도 아직 전국 서비스가 아닌 만큼 큰 차이가 없다"면서 "간섭 문제가 해결되는 수도권 지역부터 곧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한 혜택이 대부분 4개월 한정인 것도 이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10월 안에는 KT도 LTE-A든 정부의 주파수 추가 할당을 통한 광대역(廣帶域)화든 두 배 빠른 LTE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혜택이 단기적이란 지적에 대해 표 사장은 "10월 이후에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새로운 혜택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세계 최초로 문자메시지를 통해 고객센터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이날 공개했다. 수신 번호에 '114'를 적고 '요금' '상품' '로밍' 등 상담을 원하는 단어를 써서 문자메시지로 보내면 음성 ARS와 동일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요금'이란 문자를 보내봤더니 곧장 1~7번까지 청구 요금 확인, 당월 실시간 요금 확인, 미환급금 조회 등 ARS 메뉴가 적힌 답장이 왔다. '1'이라고 답하면 음성 ARS처럼 계속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식이다.

KT 관계자는 "고객 문의와 관련된 400개의 단어와 오타까지 감안해 총 1000개의 단어를 지원한다"면서 "평균 240초가 걸렸던 상담이 40초 정도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