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한국 증시는 쉽지 않은 한 달을 보냈다. 2000에서 6월을 시작한 코스피지수는 1780선까지 하락했다가 6월 막판에 하락폭을 만회하며 1963으로 마감했다.
미국과 중국에서 연이어 터진 악재가 문제였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양적완화(중앙은행이 채권을 매입해 돈을 푸는 것) 축소 계획을 밝히면서 전 세계 증시가 얼어붙었다. 외국인 영향력이 큰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가 받은 충격이 컸다. 중국 은행들이 단기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점도 한국 증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증권사들은 대체로 7월에는 이런 악재들이 조금씩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에 2분기 어닝 시즌(실적 발표 시즌)은 증시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 증권사들은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이나 종목 위주로 선별적으로 투자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 1800선 유지할 듯
조선비즈가 국내 증권사 9곳을 조사한 결과, 증권사들은 7월 코스피지수가 평균 1775에서 1930 사이를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NH농협증권과 한양증권이 하단을 1750으로 가장 낮게 추정했고, 한화투자증권이 상단을 1970으로 가장 높게 잡았다.
증권사들은 7월에는 6월에 터졌던 각종 악재의 영향력이 조금씩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중국에서 터진 악재로 부진했던 한국 증시도 7월에는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NH농협증권은 "주식시장이 이미 악재를 충분히 반영했고, 펀더멘탈(기초체력) 측면에서 코스피지수가 저평가 국면에 진입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KDB대우증권은 "과거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는 과정에서 나타난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대략 5조~6조원 정도였다"며 "6월에 외국인 5조원 정도를 순매도했기 때문에 외국인 매도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고 말했다.
악재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지만, 악재들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는 가시화됐고, 중국 경기 부진 우려는 7월에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증권사들도 코스피지수가 6월만큼 부진하지는 않겠지만, 2000선까지 꾸준히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이유다. 한국투자증권은 "중국 정부의 신용 규제가 계속되면 중국의 투자와 내수소비 모두 눈높이를 낮추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며 "당장 붕괴하지는 않겠지만, 막연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닝 시즌도 증시에는 좋지 않은 요인이다.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한국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 실적 전망 좋은 ITㆍ자동차 업종 주목
증권사들은 불확실성이 큰 지지부진한 증시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실적이 좋은 업종이나 종목 위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어닝 시즌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에 실적이 좋은 기업이 그만큼 더 돋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주로 IT와 자동차 업종을 추천하는 증권사가 많았다.
IBK투자증권은 "실적 부진 우려 때문에 그 동안 주가가 많이 하락했던 삼성전자와 실적 전망이 좋은 현대차 등 IT, 운수장비 업종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NH농협증권은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순매수로 돌아선다면 시가총액 상위 종목 위주로 살 것으로 보인다"며 SK하이닉스, LG전자(066570), 삼성전기(009150), 만도, 현대차 등 IT와 자동차 업종을 유망 종목으로 추천했다.
소비재와 일부 산업재, 중소형주를 추천한 증권사도 있다. KDB대우증권은 소비재인 하나투어(039130), 동원산업(006040), 제일기획(030000)을 추천했다. 아이엠투자증권과 한양증권은 각각 은행, 조선업과 실적이 좋을 것으로 보이는 중소형주도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