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한국금융지주(071050)등 창업자가 호남 출신인 금융사들이 광주은행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최고가를 써내는 곳에 우리금융지주(316140)계열 지방은행을 주겠다는 입장이지만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같은 조건이라면 지역 연고가 있는 곳에 넘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30일 우리금융지주 매각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교보생명과 한국금융지주가 광주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교보는 우리은행과 광주은행을 다 가져가고 싶어할 만큼 우리금융 인수전에 적극적이다"며 "한국금융지주는 우리투자증권에도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러나 창업자가 호남 출신인 또다른 금융사인 미래에셋은 우리금융 민영화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고(故)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는 전남 영암 출신이고 한국금융지주 김남구 대표이사의 부친인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전남 강진에서 태어났다.
교보생명은 온타리오교직원연금 등 국내외 투자자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리금융 인수전에 참여할 계획이다. 온타리오교직원연금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33.78%)에 이어 교보생명 2대주주로 9.93%의 지분을 갖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정부가 지방은행, 증권, 우리은행으로 나눠서 팔겠다고 하니 어디에 참여하는 게 좋을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저금리 시대, 삼성·한화 등 대기업 경쟁자들의 공격경영 등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영환경을 타파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보수적인 경영에서 벗어나 영역 확장에 나서려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외국인 주주들의 확대 경영 요구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IMM과 컨소시엄을 이뤄 우리금융지주 인수를 추진했다. 그러나 그 당시 매각 방식이 우리금융지주를 통째로 파는 일괄 매각이었고 현행법상 금융지주가 아닌 금융사가 금융지주를 인수하기 어려워 결국 입찰을 포기했었다.
금융권에서는 증권 중심의 한국금융지주도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과정을 은행업에 진출할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한국투자상호저축은행,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광주은행 인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 계열의 또다른 지방은행인 경남은행에 대해서는 BS금융지주(부산은행 지주회사)와 DGB금융지주(대구은행 지주회사)이 인수전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정부는 지방은행이 성공적으로 매각돼야 이후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자회사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각각 경남은행지주와 광주은행지주로 인적분할하는 것도 지방은행 매각 과정에서 발생할 정치적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해서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이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로 있으면 매각주체가 우리금융지주가 되고 경남은행지주, 광주은행지주가 되면 매각주체가 예금보험공사가 된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가 지방은행을 매각하는 것은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정부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경남은행지주, 광주은행지주로 분리해서 직접 팔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에선 지역색이 없는 신한 하나 등 금융지주회사가 지방은행을 인수하는 것이 현실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방은행은 지역색이 너무 강해 '지역정서'와 '정치논리'가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BS금융이나 DGB금융이 광주은행을 인수하겠다고 쉽사리 나서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같은 경상도 은행임에도 경남은행은 BS금융이나 DGB금융에 인수되는 것도 극도로 싫어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7월 15일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