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커스 바우어 BMW 중대형 담당 부사장이 2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가르싱 BMW 시승센터에서 열린 뉴 5시리즈 국제 미디어 론칭 행사에서 새로 선보인 모델을 설명하고 있다.

BMW가 6세대 5시리즈의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새로 선보인 '뉴 5시리즈'는 어떤 모습으로 바뀌었고, 또 주행 성능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지난 28일 독일 바이에른주 뮌헨에서 열린 뉴 5시리즈 국제 미디어 론칭 행사 후 영국과 프랑스, 포르투갈, 중국 등 세계 여러 국가 기자들을 상대로 시승행사가 이어졌다. BMW 시승센터가 있는 뮌헨 가르싱에서 출발해 국도와 아우토반을 타고 애쉬하임 그린힐 골프장을 오가는 240㎞ 왕복 구간에서 뉴 535i 그란투리스모(GT)와 세단인 뉴 530d를 번갈아 타며 달라진 주행 성능을 살펴봤다.

BMW 뉴 5시리즈 세단 외관

◆호불호 엇갈릴 작은 변경

시승에 앞서 달라진 외모부터 살펴봤다. 지금의 6세대 모델이 선보인 지 3년만에 바뀐 부분변경에 대해 호불호가 엇갈릴 것 같다.

우선 세단과 투어링 모델은 언뜻 봐서는 어디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이번 페이스리프트에 큰 변화가 없다.

BMW 뉴 5시리즈 세단 실내 모습

어댑티브 LED 헤드라이트가 장착되고 BMW 고유의 원형 코로나링(전조등 둘러싼 동그란 형태의 주행 라이트)에 약간의 각이 들어가는 변화가 생겼다.

전조등 밑에 들어간 안개등 옆으로는 길쭉하게 트인 5각형 모양의 크롬라인이 들어갔다.

또 5시리즈에는 처음으로 사이드미러에 방향지시등이 들어갔으며, 차체와 사이드미러 이음부, 사이드미러 테두리는 무광 검정에서 유광 검정으로 바뀌었다. 후면에서는 범퍼 하단부에 긴 크롬 라인이 포인트로 들어간다. 후미등 커버도 약간 어두워졌다.

BMW 뉴 5시리즈 그란투리스모(GT) 실내외 모습

헤드라이트와 사이드미러의 변화는 투어링과 GT모델에도 똑같이 반영됐다.

GT 모델의 경우 후미등은 종전 모델보다 가로 폭이 얇아지면서 날카로워졌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디자인 변경이 예상보다 미미하다는 평가가 대세다. 이에 대해 BMW 중대형 담당 마커스 바우어 부사장은 "6세대 5시리즈는 부분변경이 많이 필요 없을 정도로 완벽에 가깝게 디자인됐기 때문에 외형적 변화가 적은 것이다"며 "이번 변경은 기술적인 부분과 유럽연합(EU)의 새 환경기준을 충족하는데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기존 6세대 5시리즈 오너라면 새 모델이 나오더라도 크게 섭섭해 하지 않을 대목이다.

그런 만큼 새로운 얼굴을 기다려온 예비 고객 입장에선 이번 부분변경이 다소 아쉬울 수 있다.

그렇다고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안에서 보는 뉴 5시리즈는 만지고 보는 느낌이 훨씬 좋아졌다.

기어와 i드라이브(운전 정보와 내비게이션 기능을 콘트롤하는 조정기)는 은색에서 검정색으로 바뀌었다. 손에 쥐는 느낌도 부드러워졌다.

가장 큰 변화는 계기판. 계기판 침이 디지털로 바뀌었다. 특히 주행 모드에 따라 3가지 모드로 달라지는 계기판은 주행 중 보는 즐거움까지 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일반 디지털 바늘침으로 속도와 분당 엔진 회전수(rpm) 등이 표시되고, '에코 프로(eco-pro)' 모드에서는 파란색 계기판으로 바뀐다.

역동적인 주행 모드인 '스포트'와 '스포트플러스' 모드에서는 계기판이 빨간색으로 변하며 속도계도 디지털 바늘에서 디지털 숫자로 바뀐다.

세단, 투어링, GT 모델에 공통으로 적용됐다.

BMW 뉴 5시리즈 투어링 실내외 모습

◆535i GT, 부드럽고 지치지 않는 가속이 매력

먼저 가솔린 모델인 뉴 535i GT에 올랐다. 세단과 SUV를 섞어놓은 듯한 외모지만 정작 운전석에 앉으면 세단에 훨씬 가깝다는 느낌이 든다.

출발부터 부드럽게 가속이 이뤄진다. 하지만 순간 가속이 필요해 가속 페달을 깊게 밟을 때에는 반박자 늦은, '2% 부족한' 느낌이다.

아우토반에 들어서서 탄력을 받으니 시속 200㎞가 넘어가는 고속 구간에서도 답답함 없이 원하는 만큼의 가속이 충분히 이뤄진다. 다만 시속 100㎞ 이하 중저속 구간에선 차량 중량감 탓에 세단 모델에 비해 가속 응답성과 제동력에서는 다소 부족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GT 모델이 일반 세단보다 덩치 큰 차량이란 점을 고려하면 순간 가속력이 그리 아쉬운 수준은 아니다. 저속 구간은 물론 중속, 고속 구간에 이르기까지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부드러운 가속은 이 차의 매력 중 하나다.

특히 rpm을 높인 가속 및 고속 구간에서는 BMW 특유의 카랑카랑한 엔진 소리까지 더해져 운전의 귀를 즐겁게 한다.

'달리기용'으로 만들어진 차량이 아니란 점을 감안하면 합격 점수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파워 넘치는 주행을 원하는 사람에겐 권하기 어려운 차다. 일반 출퇴근과 가족과의 주말 여행 등에 어울리는 패밀리카다.

독일 뮌헨 주변을 지나는 아우토반에서 BMW 뉴 530d의 주행 성능을 살펴보고 있다. 스포트 모드에서 시속 204km를 지나도 차체와 운전대의 흔들림이 없다.

◆뉴 530d, 스포츠카 부럽지 않은 가속과 높은 연비

반환점에서 갈아 탄 뉴 530d 세단. 530d 트림은 해외에선 선보였으나 우리나라엔 들어오지 않았던 모델이다.

먼저 시동 버튼을 누르자 전달되는 엔진음은 이 차가 디젤엔진인지 가솔린 엔진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숙하게 다가온다.

일반 주행 모드인 컴포트 모드 이상에서는 급출발을 해도 rpm 눈금이 올라가는 빠르기만큼이나 초반 가속이 시원하게 이뤄진다.

저속·고속 모든 구간에서 민첩한 달리기 성능을 보였다. 계기판 최고속도는 260km. 앞 차량과의 거리 유지 때문에 이날 아우토반에서 올린 최고 속도는 시속 248㎞였지만 브레이크에 발을 올려 놓을 때까지 운전대와 차체의 흔들림을 느끼기 어려웠다.

체구는 세단이지만 성능은 오히려 스포츠카에 가깝게 느껴진다.

이 트림이 국내 시판된다면, 아마 기존 520d를 소유한 운전자가 부러워할 차가 되지 않을까 싶다. 높은 복합연비(18.8㎞/ℓ)에 최대 258마력의 출력은, 그동안 연비에는 만족했지만 출력에서 다소 부족함을 느꼈던 520d 운전자들의 부러움을 살 만하다.

합리적인 가격대만 맞춰진다면, 520d에 만족하지 못했던 고출력 디젤 차량 수요층을 흡수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디젤 엔진으로는 520d의 바로 상위 트림인 535d가 1억원에 육박하는 부담스러운 가격 탓에 판매가 저조했다. 3000만원 이상을 주고 바로 위 등급인 535d를 선택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뉴 530d가 국내 출시된다면 그간 크게 벌어졌던 520d와 535d의 간극을 줄이고 520d에만 쏠렸던 디젤 수요의 상당 부분을 상위 트림으로 유인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