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투자증권 임직원들의 한숨 소리가 깊어졌습니다. 어디로 인수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대표이사의 선임마저 지연되는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입니다. 한 우리투자증권 임원은 "직급을 떠나 임원에서 사원까지 꼴이 말이 아니다"라며 하소연 했습니다.

우리투자증권은 27일 김원규 신임 대표이사 선임을 연기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이날 김 내정자는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대추위)로부터 추대 받아, 임시이사회를 통해 최종 선임을 확정 받았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대추위 조차 열리지 않았고, 모든 선임 일정이 꼬여버렸습니다. 사실상 회사와 업종을 막론하고 대표의 취임과 같은 중요한 행사가, 행사 몇 시간을 앞두고 취소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에 대해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대추위가 취소됐다는 소식을 지주로부터 통보 받았다"라며 "계열사 대표 11명을 교체하는 것만큼 대추위 일정이 빡빡해 선임이 늦어졌고, 선임되면 다음달 기자간담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같은 소식에 우리투자증권 임직원들은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김 대표의 취임과 함께 매각절차가 빨라지면서, 영업점 통폐합, 인력 구조조정이 동반될 것이라는 풍문(떠도는 소문)이 나돌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2월 115개의 영업점을 108개 줄인 바 있습니다.

우리투자증권 한 임원은 "사실상 사장의 선임 지연소식보다는 뒤따라 오는 구조조정 후폭풍이 걱정되는 상황"이라며 "과거 합병으로 좋지 않은 기억이 있는 만큼, 임직원들의 불안감이 높은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2005년 LG투자증권과 우리증권의 합병으로 탄생했습니다. 하지만 합병 전과 이후 구조조정이 동반됐고, 살아남은 임직원들 역시 출신(LG투자증권 혹은 우리증권)으로 구분되면서, 조직이 융합되기 전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어수선한 분위기에 흔들리고 있는 것은 임원만이 아닙니다. 사원, 대리, 과장 등 연차가 낮은 직원들 역시, 회사 주인이 바뀐다는 생각에 고민이 많았지만, 일부 직원들은 인수합병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우리투자증권 한 직원은 "최근 몇 년 간 회사가 조용했던 적이 없는 것 같다"며 "내부적으로 많은 얘기가 오가고 있지만, 매각설 등 회사에 루머가 많이 나돌았기 때문에 이번 기회로 회사가 잘 좀 정착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요즘 사내 대화주제는 아무래도 인수합병의 대상 기업"이라며 "농담이지만, 현대차그룹에 인수되면 자동차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도 직원들 사이에서 오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지난 26일 금융위원회는 우리투자증권의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우리투자증권의 인수에 관심을 갖는 후보로는 KB금융지주, HMC투자증권, 농협금융, 한국투자증권, 교보생명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매각결정 소식에 우리투자증권의 주가는 전날을 포함해 이틀 동안 7.24%나 상승했습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증권시장의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일반 대형 증권사보다는 장기적으로 은행에 편중된 KB금융이나 농협금융 등이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며 "HMC투자증권 역시 합병으로 급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탄탄한 모기업인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인수전에 참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