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분양한 위례신도시 민영 아파트 940여가구에 청약자 1만6000여명이 1·2순위에 몰렸다. 위례신도시는 서울 송파구, 경기도 성남·하남시 일대 670만여㎡ 땅에 4만3000여가구가 들어선다. 서울 강남권 접근성이 좋아 올 상반기 가장 관심을 받는 지역 중 하나로 꼽혔다.
현대건설은 580가구에 6399건이 접수돼 경쟁률이 평균 11대1을 넘겼고, 삼성물산이 분양한 '래미안 위례신도시' 아파트는 일반 분양 368가구에 1만110명이 청약, 평균 경쟁률이 27대1을 기록했다. 두 회사를 합하면 청약 경쟁률이 평균 17대1을 넘는다. 특히 삼성물산이 내놓은 테라스하우스 99㎡T 형은 2가구에 758명이 몰려 379대1로 두 업체를 통틀어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달 초 경기도 성남시의 주상복합 아파트 '판교 알파리움'에 2만2000여명이 몰린 데 이어 또 한 번 분양 '대박'이 나오면서 주택 시장은 모처럼 호재를 만났다는 반응이다. 이달 말 취득세 감면이 끝나고 여름 비수기가 시작돼 4·1 부동산 대책 효과가 사그라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주택시장 잠재 수요 확인돼
이번 분양 결과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불황 속에서도 주택 구입 의사가 있는 유효 수요가 확인됐다는 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도권 분양 시장은 깊은 침체에 빠진 상태다. 5월 기준 3만2000가구가 넘는 미분양 주택 규모가 이를 대변해준다. 또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최근 찬밥 신세인 전용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로만 이뤄진 단지를 분양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분양가도 6억원이 넘는 단지가 99%라 대부분이 4·1 대책에서 나온 양도세 면제 혜택 등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총 1만6000명 이상이 청약통장을 쓰면서 청약에 나선 것은 향후 위례신도시 아파트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를 갖춘 아파트인 데다 강남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이 돋보였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물산이 고급 수요를 겨냥해 내놓은 특화 상품인 테라스하우스는 24가구에 불과한데도 3000명 넘게 청약자가 몰릴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지난 21일 두 회사가 모델하우스를 개장했을 때 분양권을 사고파는 이동식 중개업소인 이른바 '떴다방' 10여곳이 파라솔 등을 펼친 풍경도 볼 수 있었다.
송파구 문정동 인근 Y공인중개 김모(45) 대표는 "작년 대우건설이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한 아파트 분양권이 2000만~4000만원 정도 프리미엄(웃돈)이 붙고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이나 현대아파트의 경우 조금 더 높은 평가를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반기 분양시장이 주도
4·1 부동산 대책의 후광 효과도 톡톡히 봤다는 반응도 많다. 민영 중대형 아파트에 대해 청약가점제가 폐지된 영향이 특히 크다. 100% 추첨으로 당첨자를 정하고 유주택자도 1순위 자격을 얻게 되면서 청약에 나서는 사람이 예전보다 더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이 제도가 적용되기 전인 지난해 8월 대우건설이 서울 송파구에서 위례신도시 분양에 나섰을 때는 전용 106~112㎡ 중대형 526가구에 2710명이 청약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양을 계기로 하반기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위례신도시 등 주요 지역에서 공급되는 새 아파트가 주도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기존 주택 시장은 이달 말 취득세 감면이 끝나면서 주춤해지는 반면, 분양 아파트는 양도세 감면 혜택이 연말까지 적용된다는 것이다.
위례신도시에서는 대우건설·현대산업개발 등 대형 건설사가 또 1600가구 이상 새 아파트 분양을 준비 중이다.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에는 하반기에 약 7000가구가 공급된다. 대림산업이 분양하는 서초구 반포동의 'e편한세상 한신' 아파트(일반 분양 667가구)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엠코는 7월 서초구 내곡동 일대에서 서초 엠코타운 젠트리스 256가구를 공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