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바이오 부탄올 연구소에서 연구원이 실험을 하고 있다. 바이오부탄올은 바이오 디젤·바이오 에탄올과 함께 3대 바이오 에너지로 불리는 차세대 연료다.

작년 6월 GS칼텍스는 모회사인 GS에너지에 가스·전력, 자원개발, 녹색성장 등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던 사업을 모두 넘겼다. 그해 1월 GS에너지를 설립한 데 이어 5개월 만에 큰 변화를 준 것이다. 대신 GS칼텍스는 정유와 석유화학, 윤활유 등 정유 관련 사업에 주력하기로 했다. '선택과 집중'으로 사업 역량을 극대화하겠다는 GS칼텍스 미래경영 전략을 보여주는 전환점이었다.

올해 CEO에 오른 허진수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대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위기를 넘어 일상화가 됐다. 생존을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한 생존을 강조했다.

고도화 비율 국내 1위

GS칼텍스의 '선택과 집중'은 지난 3월 제4고도화시설 상업 가동에서도 나타난다. 1조3000억원을 들여 2011년 3월 공사를 시작한 지 2년 만이었다. 하루 처리 규모 5만3000배럴인 이 설비가 가동을 시작하면서 GS칼텍스는 엎치락뒤치락하던 국내 정유사 간의 고도화시설 증설 경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고도화시설 하루 처리 용량은 GS칼텍스(26만8000배럴), SK에너지(21만2000배럴), 에쓰오일(14만8000배럴), 현대오일뱅크(13만4000배럴) 순으로 정리됐다.

'땅 위의 유전'으로 불리는 고도화시설은 아스팔트와 같이 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찌꺼기에서 휘발유와 경유 등 값비싼 기름을 만들어내는 설비. 1995년 하루 9만4000배럴 규모의 제1중질유 분해시설(RFCC)을 완공한 데 이어 2007년 10월엔 1조5000억원을 투자, 하루 6만1000배럴 규모의 제2중질유 분해시설(HCR)을 완공했다. 2010년에 완공한 제3중질유 분해시설(VRHCR)에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2조2000억원을 투자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이런 과정을 통해 여수공장은 원유를 정제해 대부분을 휘발유·경유 같은 값비싼 경질유로 만들어내는 '퍼펙트 콤플렉스(정유공장의 이상적인 모델)'로 도약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유 부문에 역량을 집중해 경쟁력을 키운 것이다.

바이오 연료·탄소섬유 등 차세대 성장동력 개발

석유에서 확대해 바이오 부탄올 등 차세대 연료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오 부탄올은 바이오 디젤·바이오 에탄올과 함께 3대 바이오 에너지로 불리는 차세대 연료. 바이오 디젤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엔진 개조 없이 휘발유 차량용 연료로 사용이 가능하다. 휘발유용 수송 및 저장 인프라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2007년부터 자체 연구를 통해 공정 원천기술을 확보한 데 이어 한국과학기술원·광운대학교·한국화학연구원 등과 공동으로 바이오 부탄올 생산 균주 개발 등을 추진,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약 40건 이상의 국내외 특허도 단독 혹은 공동으로 출원했다.

원유 정제 및 석유화학제품 생산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을 활용한 신사업 개척에도 나서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탄소섬유. 탄소섬유는 철과 비교하면 무게가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에 달하는 신소재다. GS칼텍스는 정유, 석유화학제품 생산 공정에서 나오는 찌꺼기인 피치(pitch)를 원료로 실 형태로 만든 뒤 탄화시켜 얻어내고 있다. 2015년 완료를 목표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전남대·인하대 및 중소기업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2011년 9월부터 관련 R&D(연구·개발)를 진행하고 있다.

GS칼텍스는 기업 문화에서도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그 수단은 '소통'이다. 허 부회장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업할 때 목표를 하나로 정비해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적극적으로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해야 정보 공유가 활발히 이뤄지고, 이를 통해 창의성을 북돋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해마다 2차례 과장급 이하 실무자 중에서 공모를 통해 '주니어보드' 멤버를 선발한다. 주니어보드가 제안한 아이디어는 경영층에 전달돼 회사 혁신경영에 활용된다. 이상훈 홍보팀장은 "이미 주니어보드를 통해 나온 정책이 실행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