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경제연구소들이 잇따라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올해 4월 11개 민간·국책 경제연구소가 올해 경제성장률이 2% 중·후반에 머물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서서히 회복하는 '상저하고(上底下高)' 성장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지만, 하반기 경기 회복세도 그만큼 어둡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5일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이전보다 0.6% 포인트 낮춘 2.3%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현대경제연구원은 전망치를 3.1%에서 2.6%로 0.5%포인트, 산업연구원은 기존의 3.1%에서 2.7%로 0.4%포인트 각각 내린 바 있다.

한경연은 이날 분기 보고서 'KERI 경제전망과 정책과제'에서 하반기 국내 경제가 3% 미만의 성장에 그치면서 연간 2.3%의 경제성장률(상반기 1.7%, 하반기 2.9%)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3월에 발표한 전망치 2.9%(상반기 2.5%, 하반기 3.3%)에서 0.6%포인트 낮춘 것이다.

한경연은 하향 조정 배경에 대해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중국의 질적 성장 전환, 일본 아베노믹스의 부작용 등으로 대외여건의 개선이 불투명해지고 주택경기 부진, 과도한 경제민주화 논의 등으로 내수 회복이 제약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경연은 하반기 중 민간소비는 가계부채 부담 증가, 고용 증가의 질적 악화, 주택 매매가 및 전세가 조정 등으로 2.0%(연간 1.7%)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한경연은 또 소비자물가는 수요 부진과 함께 국제원자재 하락,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연간 1.8%의 낮은 증가율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경상수지는 낮은 수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기의 회복 지연,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수입 증가세가 크지 않아 하반기에도 208억달러 규모의 흑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하반기 평균 1086원선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변양규 한경연 거시정책연구실장은 "철강, 자동차, 반도체, 조선 등 주력 수출업종들이 글로벌 경기부진 및 엔저에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며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화와 함께 산업별, 기업규모별 시장 기능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기업들은 비가격 경쟁력 제고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