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공기업들이 지난 MB정권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해외자원개발 사업에서 최근 잇따라 손을 떼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경우 핵심 역량만 남기고 대대적인 정리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밝혔기 때문이다. 한진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은 지난달 8일 "해외자원 개발 사업에서 성과도 냈지만, 무분별하게 한 것도 있다"고 지적하며 해외사업 구조조정과 함께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정부의 '엄포'에 에너지 공기업들이 '선제 방어'에 나선 것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지난달 개최한 이사회에서 카자흐스탄 광구 처분과 우즈베키스탄 탐사광구 사업종료 안건을 의결했다. 석유공사는 카자흐스탄 남카르포브스키 광구의 참여지분 42.5%를 매각 처분할 방침이다. 또 우즈베키스탄 아랄해 탐사광구의 경우 경제성과 탐사 유망성이 낮다는 자체 평가를 내리고 오는 8월 탐사 2기 작업이 만료되면 사업을 끝내기로 했다.

한국가스공사는 동티모르 해상 탐사사업 광구에 대한 1∼2기 탄성파 탐사·시추 결과 개발 전망이 낮은 것으로 판정 받은 4개 광구(A·B·C·H)를 반납하기로 했다. 가스공사는 정확한 예측과 리스크 분석을 통해 사업을 재정비하기로 했다. 2006년 1기부터 7년간 동티모르 탐사사업에 투입한 총 사업비는 3억1900만달러다. 한국남부발전도 캐나다 우드팰릿(wood pellet) 개발사업에서 철회하기로 했다. 사업 여건과 경제성을 재평가한 결과 타당성이 낮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지난 3월 호주와 페루에서 추진해 온 동·아연·니켈 탐사사업을 접었다. 총 37억원을 투자했지만, 경제성이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한편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는 지난주 새 정부의 첫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위인 E등급을 받아 경영실적에 심각한 부실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