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RB) 의장의 양적 완화 축소 발언으로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정부가 내달 예정됐던 만기 10년 이상 장기 국채 발행 물량을 줄이기로 했다. 정부는 23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추경호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긴급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열고 이런 방침을 내놨다. 추경호 차관은 이날 회의를 마치고 "한국 경제는 기초 체질이 다른 신흥국보다 양호해 급격한 자본 유출 가능성이 낮다"면서 시장의 과민반응을 경계했다.

추경호(오른쪽에서 둘째) 기획재정부 1차관이 2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벤 버냉키 미 연준 의장의 양적 완화 축소 발언으로 금융 불안이 고조되자 긴급 소집된 것이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한국 경제는 기초가 탄탄해 급격한 자금 유출 우려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부가 국채 발행을 줄이는 조치를 내놓은 것은 국채 시장의 불안 심리를 달래려는 의도이다. 국내 국채 시장은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6월 19일 이후 0.3%포인트 올라(채권 가격은 하락)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높아졌다. 게다가 지난주 금요일(21일) 한국 채권시장이 마감된 뒤 개장한 미국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금리가 0.12%포인트 올라 이번 주 국내 채권시장에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김진명 기재부 국채과장은 "월요일(24일) 오전에 20년 만기 국채 7000억원에 대한 입찰이 있는데, 기관투자가들의 심리적인 위축을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