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양적완화 출구전략 발언 이후 이틀 연속 출렁인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이 더 확대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7월 장기채 발행물량을 축소해 유동성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안정화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23일 밝혔다. 또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를 겨냥한 투기적 거래와 시장 내 쏠림현상으로 인한 환율 급변동에 대응하고 해외투자가들에게 한국의 튼튼한 경제기초체질을 설명하는 10문10답을 만들어 배포하기로 했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차관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앞으로 금융외환시장은 유로존 경기침체, 신흥국 성장속도 둔화, 일본 아베노믹스 관련 불확실성 증대와 더불어 이번 버냉키 의장 발언으로 단기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추 차관은 시장불안이 확대되지 않도록 ▲국제금융시장과 자본유출입 동향에 대한 24시간 글로벌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국내외 투자자들이 오해하기 쉬운 이슈에 대해 우리나라 경제 실상을 상세히 설명하는 양적완화 조기종료 관련 10문 10답을 배포하고 ▲금융외환시장 불안에 대해 적극적이고 신속한 시장 안정조치를 실시하는 한편 ▲7월 개최예정인 G20(주요20개국) 재무장관회의 등을 통해 국제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외화자금시장 동향을 일일 점검하고 금융기관 스트레스테스트 등을 통해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고 외환시장의 투기적 거래와 시장내 쏠림현상으로 인한 환율 급등락에 적극적인 시장안정조치로 대응하겠다"면서 "국채시장에서는 7월 장기채 발행물량을 축소해 유동성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회사채 시장과 중소기업 자금사정도 면밀히 점검해 필요시 선제적인 시장안정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추 차관은 버냉키 의장 발언 이후 금융시장 불안이 다소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다. 그는 "미국의 다우지수가 소폭 상승했으며 상승세를 보이던 우리나라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 금리도 4bp(1bp=0.01%) 하락했다"면서 "국내 채권자금은 9조원 이상 순유입됐고 버냉키 의장의 발언 이후인 20~21일동안에도 3000억원이상 순유입이 지속돼 올해 중 주식과 채권을 합한 외국인 증권자금은 순유입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시장이 미국 경기개선 전망 등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 측면에 과민반응한 면이 있다. 특히 우리 경제는 재정건전성, 경상수지 흑자, 외환보유액, 외채구조 등 경제기초체력이 다른 신흥국보다 양호하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미국 경제회복으로 수출회복 등 기회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보다 장기적이고 냉철한 시각과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추 차관을 비롯해 박원식 한국은행 부총재,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김익주 국제금융센터 원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