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한때 대규모 미분양으로 인해 '건설사의 무덤'으로 불렸지만 최근에는 활황 때 볼 수 있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모델하우스 인근에는 대규모 '떴다방'(이동식 부동산 중개업소)이 등장해 대구시가 직접 단속에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 대구 부동산 과열 조짐…대구시 떴다방 단속까지 나서

올해 상반기 대구에서 분양에 나서는 건설사들은 최근 찾아보기 힘든 청약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건설이 5월 대구 수성동에서 분양한 롯데캐슬 더 퍼스트. 전체 653가구 모집에 1만141명이 청약해 평균 1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평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271가구를 모집한 84.9㎡형의 경우에는 최고 28대 1을 기록했다.

롯데캐슬 더 퍼스트 모델하우스 모습

김정호 롯데건설 분양 소장은 "중소형 평형이 수성구에서 6년만에 공급되다 보니 모델하우스에 5만여명이 몰리는 등 지역에서 보기 드물게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다"며 "계약도 4일만에 완료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계열 삼호가 4월초 대구 수성구 범어 3동에서 분양했던 'e편한세상 범어'도 분양 성적이 좋았다. 710가구 모집에 5591가구가 접수해 평균 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2순위 청약 결과 주택형 4개 중 3개가 1순위에서 마감했다. 59㎡형 45가구에는 1705명이 청약해 1순위에서 최고 37.8대 1을 기록했다.

이달 5일 한라건설이 대구 달성군 세천도시개발사업지구에서 공급한 '북죽곡 한라비발디'는 1·2순위 청약 994가구 모집에 5574명이 접수해 평균 5.5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한라건설 관계자는 "분양 당시 주말 모델하우스에 1만여명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며 "최근 진행 중인 계약도 순조롭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에서 분양한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 모습. 길게 선 줄 옆으로 떴다방들의 천막 등이 줄지어 서 있다

대구 분양 시장이 살아나면서 아파트 모델하우스 근처에는 십여 개의 '떴다방'도 등장했다. 떴다방은 웃돈(프리미엄)을 주고 분양권을 사들여 다른 수요자들에게 판매하는 단타성 거래를 주로 한다.

김정호 소장은 "모델하우스 주변에 대구 지역 내 중개업소는 물론 타 지역에서도 중개업자들이 몰리면서 십여 개의 떴다방이 장사진을 이뤘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분양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직접 나서서 떴다방을 단속하겠다고 20일 밝혔다.

대구시는 경찰청, 국세청과 함께 분양 사무소, 입주 예정 단지를 중심으로 떴다방을 단속할 예정이다.

◆ 공급과잉 해소로 분양 활기…장기간 이어지긴 힘들 듯

대구시는 2007~2008년 당시 미분양 아파트가 넘쳐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8년 대구시의 미분양 물량은 2만가구 수준이었다.

미분양이 많다 보니 지방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었던 2010년 이후 부산, 경남, 세종시, 충남과 대조적으로 대구는 침체를 이어갔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부산의 경우 2010년 4분기 7% 가량 매매가가 상승하는 동안 대구는 2% 오르는 데 그쳤다.

하지만 작년부터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가격이 오르고 분양 시장에 사람이 몰리고 있다. 건설사들이 장기간 신규 공급에 나서지 않으면서 기존에 있던 미분양이 소진됐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의 전국 미분양 현황에 따르면 대구시의 4월 미분양 아파트 가구수는 1700가구에 불과하다.

아파트값도 오름세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대구 아파트 값은 3.63% 가량 올랐다. 이는 전국 광역 자치단체 중 최고 수준이다. 올해 2분기에는 1.83% 올랐다. 서울(-0.14%), 인천(-0.28%) 등 하락세를 보인 수도권과는 대조적 모습이다. 작년을 기준으로 할 경우 대구의 아파트가격은 14.2% 올랐다. 부산은 1.5% 상승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2011년 부산이 급등할 때처럼 지역 투자자뿐 아니라 외부 투자자 유입도 많은 상황"이라며 "하지만 공급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다 가격이 오르는 추세라 상승세가 내년까지 장기간 이어지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