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300개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전체 3분의 1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초동 본사 전경.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일본 아베 정권의 엔저(低) 공세 등으로 올해 1분기 국내 대다수 기업들의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삼성전자(005930)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증가하면서 국내 경제 버팀목 역할을 했다. '국내에서 돈 버는 기업은 삼성전자 뿐이다'는 말이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 공시와 기업경영평가 사이트 CEO스코어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8조7790억원을 거둬 전년 대비 54.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순이익도 7조1549억원으로 41.7% 늘었다. 이는 1분기 영업실적보고서를 발표한 300개 기업 가운데 단연 1위로,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성적표에서도 삼성전자 실적은 압도적이었다. 1분기 실적을 공개한 삼성그룹 계열사 14곳 가운데 8곳은 적자 전환했거나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총 9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영업이익은 오히려 31%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와 냉장고 등 세계 1등 제품과 함께, 갤럭시 S3와 노트2의 판매 호조에 힘입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계열사별로는 삼성전자에 이어 제일기획(030000)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영업이익이 52% 증가했고 삼성중공업(010140)(34%), 삼성토탈(32%), 삼성SDS(30%) 등의 순이었다.

반면 호텔신라(008770)는 1분기 영업이익이 73억7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했고 에스윈(29%), 삼성물산(028260)(28%), 삼성테크윈(15%)도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규모로 줄었다.

한편 삼성전자를 포함해 현대자동차, SK이노베이션(096770), 포스코, 현대중공업, LG전자(066570)등 국내 10대 기업의 영업이익이 전체 300대 기업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인 56.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10대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8.4%로 전체 평균(5.8%)에 비해 3%포인트 가까이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