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양적완화 축소시점을 구체적으로 못 박은데 따른 여파로 주가, 원화가치, 채권 가격이 동반 급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44분 현재 전날보다 12.9원 오른 1158.6원을 기록 중이다. 장중가 기준으로 지난해 6월 27일(1158.8원) 이후 1년 여 만에 최고치다. 전날에 14.9원 오른 1145.7원에 마감한 데이어 이틀째 급등 추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버냉키 FRB 의장 발언의 영향으로 전날에 이어 주식, 환율, 채권 가격이 전부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수출업체의 달러매도 물량이 유입되면서 상승폭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가는 사흘 연속 급락세다. 서울 증시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44.09포인트(2.38%) 내린 1806.4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600억원 넘게 매도세를 보이며 12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4조6000억원에 달한다.

업종별로는 철강금속업종이 3% 가까이 하락했고, 의약품, 전기전자, 화학업, 증권업, 제조업, 비금속광물업종도 2% 넘게 내리고 있다.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삼성전자(005930)를 포함해 시가총액 상위주 대다수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벤 버냉키 FRB 의장이 출구전략 시기를 언급하면서 국내증시가 단기적으로 악영향을 받고 있다”며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미국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국내 수혜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금리도 이틀째 급등 중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채시장의 대표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5bp(1bp=0.01%) 오른 연 2.99%를 기록, 3%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5년 물과 10년 물도 각각 7bp, 10bp 상승한 연 3.22%, 3.49%에 거래되고 있다. 20년 물과 30년 물은 각각 9bp, 5bp 오른 연 3.63%, 3.7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