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가 '주파수 광대역화'를 위한 신규 주파수 할당 방안을 5개로 최종 정리했다. 이번에 정리된 할당안은 종전 3개안에서 추가로 2개안이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케이티(KT)는 정부가 다른 통신사와 균형을 맞추도록 한 조건이 광대역화를 막는다며, 또 SK텔레콤(017670)LG유플러스(032640)는 새 안이 KT에 실질적 특혜를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미래부는 이달 21일 경기도 과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대강당에서 1.8기가헤르츠(㎓)와 2.6㎓ 대역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주파수 광대역화란 1차로를 2차로로 늘리는 도로 확장공사에 비유되며 특별한 기술을 적용하지 않고도 최대 150메가비트(Mbps) 속도로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다.

현재 할당 문제 쟁점은 1.8㎓ 대역 가운데 KT에 인접한 15㎒대 블록이다. 이 대역이 경매에 부쳐져 KT가 낙찰을 받으면 손쉽게 광대역화를 이뤄 경쟁우위에 설 수 있다.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는 이 대역을 낙찰받아도 현재 사용 중인 주파수 대역과 멀리 떨어져 있어 잇점이 별로 없다. KT측은 별다른 투자 없이도 광대역화가 가능해 사용자들의 부담을 줄인다는 측면을 강조하고 있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시장 공정성'을 내세우며 이 블록의 경매를 반대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KT를 인접대역 경매에서 배제하는 1·2안보다는 KT를 경매에 참여시키는 3안에 무게를 두는 듯했다. 주파수 할당의 공정성보다는 주파수의 효율적 활용을 추구하는 장기 계획에 따른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나머지 통신사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지난달 말 4안과 5안이 추가로 제시되기도 했다. 4안은 1안과 3안을 합친 방식으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입장과 KT의 경매 참여를 인정하면서, 높은 입찰가를 써낸 쪽에 유리하도록 마련됐다. 5안 역시 3개 이통사들에게 1.8㎓를 3개 블록으로 나눠 경매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다만 정부는 특정 기업에 특혜를 줬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경매가격을 높이고, 먼저 광대역을 확보한 기업은 후발 사업자가 망을 설치하는 시기에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도록 시기를 늦추는 공통 조건을 내걸어 균형을 맞추겠다는 구상이다. 입찰은 최대 50회까지 단계적으로 가격이 오르는 오름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며 그래도 낙찰이 되지 않을 경우, 모든 입찰자가 한 차례 밀봉으로 가격을 제출하고 그중 최고가 제시자를 낙찰자로 선정하는 밀봉입찰을 선택키로 했다.

KT는 이날 서비스 개시 시기와 지역 제한 조건이 붙는다면 올해 광대역 서비스는 이용이 불가능하고, 경쟁사가 150Mbps 신규서비스(LTE-A)를 내놓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부당한 차별받게 된다며 주파수 할당 조건에 서비스 시기와 범위의 제한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KT는 또 정부가 낸 4안의 경우 주파수 할당대역을 시장에 맡기는 '무책임, 무소신'한 방안이라며 과열경매가 조장되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담합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가 정부에 특혜를 요구한다"며 특정 기업의 투자비용 절감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SK텔레콤은 5개 안이 KT가 7조원 이상의 특혜를 누리게 되는 인접대역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며, 주파수 정책의 로드맵이 없는 가운데 불공정 이슈가 장기적으로 재연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반발했다. LG유플러스는 5개안 가운데 3~5안이 KT에게 유무형 특혜를 주는 인접대역을 포함하고 있다며 SK텔레콤과 KT에 참여를 일부 제한한 부분이 있지만 이 역시 KT에게 특혜를 주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1.8㎓ 3대역 가운데 2개 대역을 LG유플러스에게 할애한 것처럼 보이는 5안 역시 KT보다 경매비가 2배 이상 들어 오히려 역차별이라고 꼬집었다.

조규조 미래부 전파정책관은 "이번에 마련된 안은 사업자들의 공정 경쟁과 적정 대가 회수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며 "이통사들이 경매 상대의 선호를 파악해 합리적으로 판단하도록 오름입찰, 밀봉입찰 방식을 혼합했다"고 말했다.

미래부는 이번 공개 토론회와 주파수 할당정책자문위원회를 거쳐 이달 말 최종 할당안을 공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