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카카오 대표가 18일 관훈클럽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지난해 이동통신사와 갈등을 빚은 보이스톡 논란은 해결된 게 없다. 대기업이 벤처기업을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공평한 규칙을 갖고 경쟁했으면 좋겠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이석우 카카오 공동 대표이사는 18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중견 언론인단체 관훈클럽의 관훈초대석에서 이 같이 말했다. 지난해 카카오톡이 선보인 모바일 인터넷전화 서비스 '보이스톡'을 두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사의 손을 들어준 데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다.

이 대표는 "벤처기업이 이렇게 불리한 국내 상황에선 젊은이들에게 창업에 도전하라고 권하기 어렵다"며 "창조경제를 강조한 박근혜 정부가 벤처기업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통신사를 겨냥한 듯 "카카오톡을 쓰겠다고 스마트폰으로 바꾸는 사람도 있는데 결국 SK텔레콤(017670)과 케이티(KT)의 고객이 되는 것 아니냐"며 "충분히 상생이 가능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협력하지 못해 아쉽다"고 털어놨다. 그는 "앞으로는 여건이 많이 개선돼 서로 협력할 수 있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2006년 12월 이 대표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네이버(NHN(181710)) 출신이 출범시킨 벤처기업의 신화다. 초창기에는 부루닷컴과 같은 인터넷 기반의 소셜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실패했다. 이후 아이폰 출시를 보고 2010년 3월 모바일 기반으로 전환,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지금의 성공을 이뤘다.

현재 카카오톡 사용자는 230개국 9700만명에 이른다. 이르면 이달 말 1억명 돌파가 가능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사용자 1명당 120명씩 갖고 있는 네트워크를 이용해 카톡게임을 선보이고 애니팡과 드래곤플라이트 등의 국민게임을 탄생시켰다. 덕분에 2011년 18억원이던 총 매출이 지난해 458억원으로 25배 성장했다. 그러나 사람이 많이 모이면 수익이 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실제로는 게임 이외의 사업에서는 고전하는 게 현실이다.

이 대표는 "아직 사용자가 콘텐츠를 구매하는데 익숙하지 않지만 이모티콘과 게임을 팔아보니 좋은 콘텐츠에는 돈을 내긴 하더라"며 "우리 실정에 맞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아직 찾지 못한 것일 뿐 더 노력하면 서서히 반응이 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료 결재 방식을 쉽게 바꾸는 등 사용자의 피드백을 토대로 계속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카카오톡과 네이버 라인은 "선의의 경쟁관계"라며 "라인이 일본 문화에 맞는 콘텐츠로 시장에 잘 파고들었듯 카카오도 그동안 여력이 없어 집중하지 못했던 글로벌 마케팅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1992년 중앙일보에서 2년간 기자생활을 하다가 미국 오레건주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NHN의 법무담당 이사로 입사해 경영정책담당 부사장, 해외사업개발담당 이사, 미국 법인 대표까지 지내다 김범수 의장 등과 함께 2006년 12월 카카오를 출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