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전지 보호회로 업체인 파워로직스(047310)가 최근 이건희 삼성전자(005930)회장의 조카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의 지분을 모두 처분하기로 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파워로직스는 지난 11일 휴대폰 배터리팩 제조업체인 영보엔지니어링의 주식 6만6000주(23.2%)를 94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파워로직스는 영보엔지니어링의 2대 주주다.

비상장업체인 영보엔지니어링은 삼성전자에 휴대전화용 배터리팩 등을 공급하는 업체로 이건희 회장의 조카인 김상용 대표가 지분 29.6%(8만4000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 대표는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의 3녀 이순희씨의 장남이다.

파워로직스는 지난 2005년 9월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한다는 이유로 영보엔지니어링의 주식 6만6000주를 취득했다. 당시 파워로직스가 49억8000여만원에 영보엔지니어링의 주식을 사들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매각을 통해 약 2배에 이르는 차익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영보엔지니어링 역시 파워로직스의 지분을 보유했던 적이 있었다. 영보엔지니어링은 지난 2000년 전후 파워로직스의 지분 6.3%를 취득, 보유하고 있다가 2007년쯤 모두 정리했다.

이번 매각이 주목된 건 파워로직스와 최대주주인 탑엔지니어링(065130)이 전자업계 라이벌인 삼성과 LG(003550)를 동시에 거래처로 두고 있다는 점이다.

파워로직스는 삼성전자(005930)삼성SDI(006400)등 삼성을 주요 거래처로 두고 있지만, 파워로직스의 최대주주인 LCD 공정장비 업체 탑엔지니어링(065130)LG디스플레이(034220)를 중심으로 한 LG그룹이 주요 거래처다. 파워로직스와 탑엔지니어링 등 두 회사의 대표이사를 동시에 맡고 있는 김원남씨는 LG반도체 연구소 출신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파워로직스가 영보엔지니어링의 지분을 취득한 건 2009년 주인이 바뀌기 이전이었다"며 "최대주주가 LG와 삼성을 동시에 거래하는 만큼 지분 매각을 두고 고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성장세가 지속하는 영보엔지니어링의 지분을 파워로직스가 굳이 매각할 필요가 있었냐는 지적도 한다.

영보엔지니어링은 작년 3783억원의 매출과 138억원의 영업이익, 3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4배, 3배 증가했다. 휴대폰 액세서리 1위 업체인 애니모드가 영보엔지니어링의 자회사다. 파워로직스는 영보엔지니어링을 통한 배당 이익이나 향후 기업 가치 상승에 따른 투자 이익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파워로직스 측은 "고화소 카메라 모듈 제품 개발과 양산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현금 확보 차원에서 지분을 매각했다"며 "2차전지 보호회로모듈 사업을 강화하는데도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