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최근 공정거래, 반독점 등 경쟁정책을 구축하는 데 골머리를 앓다 우리나라 정부에 SOS를 보냈다. KSP사업 대상국에 자국을 포함시켜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자국에 들어오는 기업을 통제하는 데 어려움이 생기자 관련 정책을 수립할 필요성을 느꼈고, 공정거래법을 먼저 만들었으며 여타 국가에 비해 협력가능성이 높은 우리나라에 도움을 요청했다.
우리나라 정부가 개도국에 개발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시작한 KSP사업에 개도국 뿐 아니라 G20(주요20개국) 국가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KSP전담기관을 만들어 사업규모를 확대하는 한편 북한을 사업대상국으로 포함시켜 남북 경제협력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 중·러 "올해 꼭 해달라"…중동선 이미 'KSP 붐'
KSP에 러브콜을 보낸 대표적인 G20 국가는 중국과 러시아다. 이들은 올해 KSP사업의 신규협력국에 자국을 포함시켜달라고 요청했고 정부는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중국는 공정거래, 반독점 정책과 관련 KDI의 컨설팅을, 러시아는 연해주 지역개발과 해외직접투자(FDI) 계획 수립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중동 국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KSP붐'이 일고 있다. KSP 사업은 2004년 2개국으로 시작해 지난해 33개국이 됐다. 특히 중동 국가들은 대통령이나 정부부처 장관들이 KSP 담당 KDI 연구원들을 직접 자국에 초청해 환대하며 컨설팅을 부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만큼 간절하다는 뜻이다. 지난 2011년부터 KSP사업 대상국이 된 알제리의 경우 우리 정부가 예산부족으로 난색을 표하자 절반을 자국에서 부담하겠다고 요청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무상원조사업으로 시작한 KSP사업으로 인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경우도 생겼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KDI의 지식기반경제 경험을 컨설팅받은 뒤 직접 돈을 지불할테니 경제개발계획을 세워달라고 요청했다.
KSP사업을 처음 설계하고 국가별 사업에 직접 참여중인 이태희 KDI 정책자문실장은 "최근에는 개도국 뿐 아니라 G20국가들 가운데 경제협력이 전략적으로 필요한 일부 국가들이 KSP사업에 포함시켜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KSP는 공적개발원조(ODA)사업과 달리 한국의 미래먹거리를 주변국과 함께 만들어가는 경제협력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 정부, KSP전담기구·법률 만든다…최종 목표는 '對北 KSP'
정부는 앞으로 KSP전담기구를 만들고 법률제정을 추진해 사업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는 매년 국가별 사업을 맡을 외부기관을 경쟁입찰한다. 대부분 KDI가 수주하고 일부는 수출입은행 등이 선정된다. 그러나 매년 경쟁입찰을 진행하다 보니 행정비용도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사업의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주기적인 평가를 통해 전문성있는 기관을 전담기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KSP 전담기관이 생기면 사업기간 1년 이상의 중장기적인 프로젝트도 가능해져, 더 많은 개도국과 교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KSP사업을 신청한 대다수의 개도국에선 3~4년 이상의 기간이 요구되는 경제개발 프로젝트를 필요로 한다.
KSP 사업의 최종 목표 국가는 북한이다. 우리의 발전경험에 기초해 북한의 개발 잠재력, 통일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북한 개발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정부는 비교적 저예산인 KSP를 북한의 경제개발, 개혁개방을 유도하는 정책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는 한편 대북협력에 대한 국민적인 지지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향후 남북관계 진전 추이를 봐가면서 구체적인 후속 경협사업을 발주하고 남북협력기금과 민간투자 자금과 연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태희 실장은 "러시아가 KSP사업대상국이 되면 남북한 관계 개선에도 어느정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면서 "KSP의 마지막 종착역은 북한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