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남·41)씨는 3년 전 여름 요로결석이 생겼다. 생전 처음 겪는 창자가 끊어지는듯한 고통이었다. 제거 수술을 받고 이제 괜찮다 싶었는데 지난해 여름 또 옆구리 통증이 시작됐다. 병원에 갔더니 요로결석이 재발됐다고 했다. 김씨는 "요로결석 통증은 너무 심해 견디기 어렵다"며 "재발하지 않는 예방법이 있다면 뭐든 하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날씨가 더워지면 몸에 돌멩이가 생길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요로결석을 한번이라도 앓아본 환자들은 대부분 요로결석이 쉽게 재발한다는 사실을 처음 들으면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다. 창자가 끊어지는듯한 고통을 다시 겪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애 낳을 때보다 더 아프다고 할까.

그러나 요로결석 환자 10명 중 3~4명은5년 안에 재발한다. 이후로도 안심할 수 없다.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하면 요로결석을 예방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 매년 여름 병원과 인터넷에 쇄도한다. 두진경 PSI어비뇨기과 원장에게 요로결석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물어봤다. 이 병원에선 최근 '요로결석을 깨자'는 스마트폰 앱을 만들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요로결석.

-요로결석이 생기는 원인은 뭔가요.

"소변에 칼슘과 같은 노폐물이 과다하게 녹아 있으면 결정체를 이루고 서로 뭉치면서 돌이 되는 겁니다. 결석은 대부분 신장에서 생겨 요관을 따라 내려가는 곳에 위치합니다. 요로결석은 신장에서 26%, 요관에서 60%, 나머지는 방광과 요도에서 발견됩니다. 20~40대에 많고 남자가 여자보다 2배 더 잘 생깁니다. 시기별로는 가장 더울 때를 1~2개월 지나 주로 생깁니다."

-왜 여름에 많이 생기나요.

"여름에는 강한 자외선을 받아 몸에서 비타민D가 많이 생깁니다. 체내 비타민D 농도가 높아지면 칼슘 흡수가 잘돼 골다공증을 예방하기도 하지만, 일부는 소변으로 빠지죠. 소변으로 배출되는 칼슘이 많을수록 결석이 될 확률이 높은 겁니다. 또 여름에는 체내 수분이 부족하기 쉽죠. 소변 양도 줄어드니 결석을 밀어내지 못하고 키우게 되는 겁니다."

-요로결석이 생기면 항상 아픈가요.

"출산할 때처럼 심한 고통을 겪는 환자도 있지만 통증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요로결석이 소변 내려오는 길을 막으면 소변을 만드는 신장이 붓기 때문에 옆구리가 아프게 됩니다. 반면 소변 내려오는 길을 막지 않는 신장결석은 통증이 없죠."

옆구리 통증이 가장 심한 위쪽 요관에 생긴 요로결석.

-재발을 예방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평소 물을 하루 2리터(L) 이상 마셔 소변 양을 늘리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또 음식을 싱겁게 먹어야 합니다. 소변에 나트륨이 많으면 칼슘 등과 잘 뭉쳐 결석이 되기 쉽습니다. 이외에도 동물성단백질과 칼슘을 과잉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 오렌지나 레몬처럼 신맛이 나는 과일에는 요로결석을 막는 구연산이 있으므로 충분히 드세요."

-골다공증으로 칼슘 약을 먹어야 한다면 요로결석에 더 잘 걸리는지.

"인위적으로 칼슘을 많이 먹으면 요로결석이 더 잘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골다공증이라면 약이 아닌 음식으로 칼슘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골다공증이 심해 칼슘 약이 꼭 필요하다면 반드시 하루 종일 많은 양의 물을 마셔 소변 내 칼슘 농도를 낮춰야 합니다."

-맥주를 마시라는 말도 있습니다.

"맥주도 물이기 때문에 요로결석으로 통증이 있는 경우 많이 마시면 그만큼 일시적으로 소변 양이 많아져서 요로결석의 배출을 돕습니다. 그러나 맥주에는 요로결석의 성분인 수산염이 많이 들어있고, 알코올이므로 장기간 마시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되겠죠."

-요로결석에도 비타민 C가 도움이 되나요.

"비타민C가 우리 몸에 흡수되면 간에서 수산염으로 일부 전환되는데, 수산염은 요로결석의 가장 중요한 성분 중의 하나입니다. 소변에 배출되는 수산염이 늘면 요로결석이 생길 가능성이 많죠. 따라서 비타민 C를 과용하는 것은 좋지 않고 하루 1g 이내로만 섭취하세요.

-요로결석은 꼭 치료해야 하나요.

"요로결석의 크기가 약 3~4㎜ 이하이면서 통증이 심하지 않는 경우에는 일주일 정도 진통제로 통증을 조절하면서 자연히 배출되도록 기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에도 계속 통증이 있거나 요로결석의 크기가 4㎜ 이상인 경우에는 치료를 해야 합니다."

-어떻게 치료하나요.

"일차적으로는 외부의 충격파를 이용해 몸 속 요로결석을 깨부수는 체외충격파쇄석술을 씁니다. 간단히 외래에서 할 수 있으며 응급으로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체외충격파쇄석술로 잘 깨지지 않거나 크기가 매우 큰 요로결석은 내시경 등을 넣어 수술로 제거합니다."

-체외충격파쇄석술을 여러 번 할 수도 있다고 들었어요.

"간접적으로 몸 밖의 충격파로 몸 안의 요로결석을 깨는 방법이기 때문에 결석의 위치, 크기, 단단함 정도에 따라 한번에 분쇄될 수도 있지만 보통은 일주일 간격으로 여러 번 충격파를 줘야 단단한 결석이 분쇄될 수 있습니다. 몸이 충분히 쉴 수 있는 기간을 준 다음 다시 반복하는 겁니다."

-요로결석과 담석은 어떻게 다른가요.

"담석은 쓸개에 생기는 결석을 말합니다. 요로결석은 오줌길에 생기는 결석이고요. 둘 다 몸의 분비물에 들어있던 염류가 다른 물질과 달라붙어 돌처럼 단단해진 경우죠. 우리 몸에는 요로결석 외에도 치아에 치석, 눈의 결막에 눈물석, 귀의 전정기관에 이석, 전립선 결석이 생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