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예시바 대학 립턴 교수팀은 축구 경기의 헤딩이 뇌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작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 영국 축구 대표팀 선수가 헤딩하는 모습.

축구선수들이 복싱처럼 헤드기어를 쓰고 뛰는 날이 올지 모르겠다. 축구 선수가 경기 중 잦은 헤딩으로 뇌진탕 수준의 뇌 손상을 입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예시바 대학의 마이클 립턴(Lipton) 교수와 김남희 교수팀은 1년에 열 달 이상 경기장에 나선 지 22년이 된 아마추어 축구 선수 37명의 뇌를 특수 MRI로 검진한 결과 백질(白質) 부위에 뇌진탕 수준의 현저한 손상을 입은 선수도 있었다고 11일(현지 시각) 밝혔다. 뇌의 백질은 뇌에서 기억력과 사고력을 담당하는 부위이다. 연구진은 이날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라디올로지(Radiology)'에 발표했다.

축구공의 무게는 420g 정도인데, 경기 중 선수들은 평균 30회 이상을 헤딩한다. 이 중 뇌 손상의 주요 원인이 되는 시속 80㎞로 날아오는 공에 평균 6~12번 헤딩한다. 이런 공을 정면으로 헤딩하다가 뇌에 전달되는 충격은 초등학교 남학생이 머리를 가격하는 수준과 비슷하다. 이런 충격을 한두 번도 아니고 연간 1000번씩 지속적으로 받으면 뇌에 손상을 입기 마련이다.

립턴 교수는 "연간 평균 885번 이상을 헤딩한 모든 선수의 뇌에서 손상을 발견했다"며 "연간 평균 1800번 이상 헤딩한 선수는 심각한 기억력 감퇴 증상을 보였고 한 선수는 뇌진탕 수준의 뇌 손상을 입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로 축구의 헤딩에서 뇌를 보호할 필요성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 송주호 박사는 "강한 공에 정면으로 헤딩하지 말고 비스듬히 맞는 등 헤딩의 충격에서 뇌를 보호하려면 필요한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