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MSCI 선진지수 편입이 또다시 좌절됐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편입은 무산됐지만, 이번에 중국 A주가 신흥시장 편입관찰대상으로 선정되며 MSCI 신흥시장 지수를 쫓는 펀드가 한국 비중을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내년에 중국 A주가 신흥시장에 실제 편입된다면 국내 시장에 중국계 자금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2일 MSCI지수를 작성하는 MSCI 바라는 2013년 시장 재분류 심사 결과, 한국 증시를 선진지수에 편입하지 않고 신흥지수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국 증시는 현재 다우존스 산업평균과 S&P500 지수와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지수에는 편입돼 있지만, MSCI 선진지수 편입은 5년째 실패하고 있다.
MSCI 바라는 한국 증시가 지난 수년간 문제가 됐던 '시장 접근성'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발전이 없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국외 통화시장에서의 원화의 제한적 태환성(자국 통화를 일정 비율로 다른 나라 통화와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는 권리)이나 현물 이전 및 장외거래를 힘들게 하는 외국인투자등록제도(ID시스템)의 경직성 등에 문제를 제기했다.
MSCI 바라는 중국A주를 신흥시장 편입후보(워치리스트)로 선정했다. 중국A주가 내년 6월 정기변경 시 신흥시장에 편입될 경우 중국은 한국과 외국인 자금을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된다. 중국은 지난 1년동안 적격외국기관투자가(QFII) 자격 요건을 완화하고 한도를 늘리며 승인절차를 신속화 하는 등 변화를 꾀했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예상했던 결과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제도적 개선이 선행되지 않는 한 선진시장 편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또 이번에 중국 A주가 신흥시장 편입 후보로 선정되며 앞으로 글로벌 펀드의 한국 비중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현대증권의 이영준 연구원은 "선진시장 편입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편입조건을 제한적으로 만족시키고 있던 그리스가 이번에 신흥시장으로 강등됐다" 면서 "한국도 제도적 개선이 선행되지 않으면 선진시장 편입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중국 A주가 신흥시장에 편입된다면 신흥시장에서 중국의 비중은 기존 18%에서 30%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면 한국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감소하게 되고, 액티브 펀드뿐만 아니라 MSCI 신흥시장 지수를 쫓는 패시브 펀드가 한국 비중 축소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A주가 실제 신흥시장 편입 후보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기존 QFII 제도가 폐지돼야 한다고 봤다. 실제 중국A주가 신흥시장에 편입되면 국내 중국계 자금의 영향력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래에셋증권의 이재훈 연구원은 "중국 본토 증시가 신흥국 지수에 실제로 편입되면 MSCI 신흥국 인덱스 내 중국 비중이 30%까지 올라갈 것"이라면서 "이 경우 한국 시장에서는 3조원 가량의 패시브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MSCI 바라는 우리나라와 함께 선진시장 편입 후보였던 대만에 대해서도 신흥시장 지위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외 카타르와 UAE는 기존 프런티어시장에서 내년 5월 신흥시장으로 승격하고 그리스는 오는 11월부터 선진시장에서 신흥시장으로 강등된다. 모로코도 11월에 신흥시장에서 프런티어시장으로 강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