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이 금융당국의 전방위 압박에 굴복해 조만간 거취를 표명하고 사퇴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관치금융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지분 한 주 갖고 있지 않은 민간 금융회사의 회장이 법적으로 잘못한 점이 없는 데다 금융당국의 요구로 퇴진하는 수순을 밟게 됐기 때문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은 사퇴하기로 마음먹고 다음주중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 5일 금융당국의 퇴진 요구가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을 때만 해도 "경남은행 인수를 마무리하고 내년 3월까지인 임기를 정상적으로 마치겠다"고 버텼지만 결국 사퇴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이 회장이 8년간 장기집권하면서 측근 경영 체제를 구축했다고 비판한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경영을 독단적으로 해도 주변에선 눈치만 보지 한 마디라도 직언할 만한 사람이 없다"고 문제점을 요약했다. 특히 이 회장이 모교인 부산상고와 동아대 출신들을 주요 임원에 앉힌 점을 문제 삼았다. 현재 BS금융지주와 부산은행 등 자회사 임원 54명 중 24명이 이장호 회장의 모교인 부산상고나 동아대 출신이다. 금감원은 BS금융지주 출범 후 자회사 대표 6명도 이 회장이 독단적으로 추천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퇴진까지 요구할 정도의 불법적인 사안은 아니기 때문에 관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가 소유한 지분이 전혀 없는 민간 금융회사에 대해 금융당국이 '회장이 장기집권해서 폐해가 많다'며 퇴진을 조용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미국을 방문 중인 최수현 금감원장 마저 5일(현지시간) "본인이 알아서 할 것"이라고 에둘러 압박하고 나서는 등 당국의 압박이 거셌다. BS금융 고위 관계자는 "진짜 원인이 무엇인지 아직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퇴진 요구가 이 회장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1년 선배로 문재인 전 대선후보와 가까웠고 지난 대선에서 야당을 지지한 것이 원인이라는 설까지 나돌고 있다.
민주당 등 정치권과 부산은행 노조, 지역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는 BS금융지주 회장까지 바꾸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 민간기업에 왜 금융당국이 개입하냐"며 "민주당은 6월 국회에서 브레이크를 걸고 단단히 따져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은행 노조도 이날 "(퇴진 요구가)낙하산 인사를 위한 사전포석이라면, 또 우리금융지주 산하 지방은행의 분리매각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조직을 흔들려는 의도라면 조합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등 162개 부산시민단체도 "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금감원의 사퇴강요는 지방은행을 탄압하고 부산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즉각적인 철회를 요청했다.
입력 2013.06.07.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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