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벌크(bulk) 선사인 STX팬오션이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STX(011810)그룹의 구조조정에도 일정 부분 차질이 예상된다. 산업은행은 사모투자전문펀드(PEF)를 통해 STX팬오션 인수를 추진했으나 실사 결과 부실이 너무 커 인수를 포기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TX팬오션에 대한 주요 채권단의 채권금액은 산업은행 2000억원, 정책금융공사가 자산유동화대출(ABL) 등으로 1850억원, 우리은행 950억원, 농협은행 559억원, 하나은행 760억원 등 약 6500억원 내외다. 법원이 STX팬오션의 신청을 받아들이면 채권·채무는 동결되고 법원의 관리를 받아 회생 절차를 밟게 된다.

STX그룹 계열사들은 계열사 간 매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한 곳이라도 어려워지면 다른 회사도 순차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TX는 지난해 STX팬오션을 상대로 1조463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체 매출액 4조1168억원의 35.5%에 해당한다. ㈜STX는 자회사를 지배하기 위해 자회사 지분을 소유하면서 독자적인 영업활동을 하는 '사업지주회사'다. ㈜STX는 선박 연료인 벙커C유를 들여와 STX팬오션에 판매하면서 매출을 올리고 있다.

STX엔진(077970)은 지난해 매출액 1조2132억원의 34%인 4130억원을 ㈜STX, STX조선해양등 계열사에서 올렸고 STX중공업도 지난해 매출액 8886억원 중 계열사가 차지하는 금액이 전체의 95.2%인 8465억원에 달했다. STX팬오션이 무너지면 ㈜STX의 매출이 줄고 순차적으로 STX엔진, STX중공업 등에도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STX그룹 채권단은 ㈜STX, STX조선해양, STX중공업, STX엔진에 대해 자율협약을 맺고 STX그룹을 조선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나머지 계열사는 매각 또는 법정관리(STX건설·STX팬오션) 절차를 진행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STX팬오션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그룹의 구조조정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지만 어느 정도로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예상하기 어렵다"며 "STX 그룹은 계열사별로 채권금융기관협의회가 있기 때문에 STX팬오션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도 다른 회사 채권단은 계속 정상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STX그룹 관계자는 "STX팬오션은 계열사와 금융거래가 많지 않아 법정관리에 들어가도 그룹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STX팬오션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이 회사 회사채에 투자한 사람들의 피해도 예상된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만기시점에 원리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극히 낮아진다. STX팬오션은 올해 10월 2000억원을 시작으로 내년에 6653억원, 2015년에 3500억원 등 총 1조2153억원의 회사채가 만기도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