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국내 증시로 돌아오고 있는 것일까? 올해 국내 주식을 내다 팔기만 하던 외국인의 매매 동향이 달라지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아직 본격적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매도 규모가 현저히 줄어든 만큼 향후 외국인 매수세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보고 있다.
◇이달 외국인 순매수 기조로 돌아서
외국인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5월 16일부터 순매수 기조로 돌아섰다. 30일에는 231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고 전날인 29일에는 3918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지난 16일부터 3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조1177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4일(거래일 기준) 연속 순매수를 기록한 것도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국내 증시 매력도 높아져
외국인 매수세가 늘어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최근 한국 증시가 일본 증시와 비교해 크게 부진,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올 초 이후 지난달까지만 해도 외국인은 한국 주식을 팔고, 일본 주식을 사들였다.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경기 부양책을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돈을 풀 태세를 보이자 엔화가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 경우 일본 수출 기업의 가격경쟁력이 올라가 한국의 기업 실적과 국제수지가 악화되리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업체와 경쟁하는 국내 자동차업종과 기계업종, 조선업종은 올해 주가가 많이 내렸다.
그러나 지난주부터 일본의 증시가 하락세를 타고 있다. 30일 일본 증시에서 닛케이 평균은 전날보다 5.2% 폭락했다. 닛케이 평균은 지난 22일 이후 8일 만에 13% 하락했다.
일본 증시의 상승세가 꺾인 후 외국인들도 서서히 일본에서 빠져나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본 재무성은 30일 "지난주(19~25일) 외국인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순매수 규모가 2740억엔(약 3조500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매수 규모가 지난 3주 동안 최저치를 기록했다.
둘째로, 미국 자산 운용사 뱅가드의 펀드가 팔고 있는 한국 주식 매물이 이제 거의 다 떨어졌다. 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지수의 분류 기준을 따라 투자하던 뱅가드 펀드는 올 초 이 기준을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지수로 변경했다. FTSE지수에서의 한국 비중이 MSCI지수에서보다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되기 때문에 뱅가드 펀드는 한국 주식을 팔아치우기 시작했다.
대신증권 김영일 연구원은 "뱅가드의 매물이 전체 규모의 2조원어치 정도 남은 것으로 본다"며 "뱅가드의 매도세가 마무리되는 6월 말부터 본격적인 외국인 매수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국인이 많이 사는 종목에 주목
지난 2주간 외국인은 수출 비중이 큰 대형주 위주로 순매수했다. 특히 올해 가장 많이 팔아치웠던 삼성전자를 순매수하기 시작했다. 이 밖에 현대모비스와 LG화학·삼성물산·신한지주·기아차·현대건설·대림산업 등을 주로 매수했다. 이 종목들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외국인의 매도세 때문에 2~24% 정도 하락했다.
삼성증권 임수균 연구원은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돌아올 경우 대형주 위주로 살 가능성이 크다"며 "자동차업종과 IT(전기전자)업종, 조선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