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가 급락하면서 잘 나가던 일본 펀드 수익률에 빨간 불이 켜졌다.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동안 일본 주식형 펀드는 평균 7.2%의 손실을 봤다. 운용규모10억원 이상의 일본 주식형 펀드 24개 모두가 지난 1주일 동안 모두 손실이 났다.

개별 펀드 중에서는 '피델리티재팬자(주식-재간접)A'가 지난 1주일 동안 9.5%의 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신한BNPP Tops일본대표기업자1[주식](종류A1)'는 -7.7%, '우리일본Small Cap 1[주식]Class C 1'은 -7.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른 펀드들도 이 기간 동안 6~7%의 손실을 냈다.

만년 애물단지였던 일본 펀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 정책) 덕분에 엔화가 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엔화 약세 덕분에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일본 기업 실적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일본 증시는 상승세를 탔다.

일본 펀드의 수익률도 빠른 속도로 좋아졌다. 최근 6개월 성적만 보면 일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평균 42.4%로 해외 주식형 펀드 가운데 가장 높다. 지난 반년 동안 국내 주식형 펀드가 평균 4% 수익을 낸 것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확실한 상승세였다. 일본 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도 20%가 넘는다.

그런데 잘 나가던 일본 증시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일본 증시 닛케이 평균은 30일 5% 넘게 급락했다. 지난 23일 7% 넘게 떨어진 이후 두 번째로 큰 하락률이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11월 이후 일본 주식 시장에 물 밀듯 들어왔던 외국인 자금은 지난주 7%대 폭락을 겪은 이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30일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19일부터 25일 사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매수 규모는 2740억엔(약 3조500억원)에 그쳤다. 3주 만에 가장 적은 액수다.

국내 투자자문사의 한 임원은 "엔화 약세로 일본 경기가 막연히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증시가 올랐다고 본다"며 "당분간 지난 반년처럼 빠르게 증시가 오르는 것은 보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자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 펀드에 들어가던 자금 흐름이 주춤하다. 일본 주식형 펀드에는 올 들어 1666억원이 들어왔고, 지난 1달 동안도 499억원이 유입됐다. 최근 1주일 동안 일본 펀드에 들어온 자금은 28억원에 그쳤다.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한 임원은 "투자자들이 조금씩 돈을 빼거나 일단 돈 넣기를 주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