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외식업체의 신규 출점 제한 기준을 논의해온 동반성장위원회가 지난 22일 실무위원회에서 신규 출점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최종안을 확정하자, 해당 기업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실무위가 정한 내용의 골자는 대기업과 중견 외식업체가 수도권에서는 역세권 100m 이내, 비(非)수도권 지역에선 역세권 200m 이내에서만 신규 출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한을 받는 대기업 외식업체들은 "지금도 역세권 100m 이내는 임대료가 높아 커피전문점 외에는 출점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동반위 안은 사실상 사업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식품산업협회도 "이 기준으로는 기업이 이윤을 낼 수 없다"며 "이게 무슨 '동반성장'이냐"고 밝혔다.
◇"갑자기 나온 결론… 뒤통수 맞아"
동반위 조치로 제한을 받는 외식업체는 34개 기업이다. 이름이 알려진 외식업체들은 대부분 포함돼 있다. 이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결정 내용이 기업 현실과 동떨어져 있고, 결정 자체도 갑작스럽게 이뤄졌다는 것이다. 식품산업협회는 "그간 동반위와 14차례 공식 회의를 거치며 '150m 이내 출점'으로 의견 차이를 좁혔는데, 갑자기 이런 결정을 내려 뒤통수를 맞은 것 같다"고 했다. 'TGI프라이데이'를 운영하는 롯데리아는 "기준에 따르면 서울에선 신규 출점이 불가능하다"며 "역세권 100m 이내 건물 임차료만 폭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들은 "최근의 사회 분위기 때문에 대기업을 옥죄는 쪽으로 갑자기 결론이 바뀐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24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를 갖고 동반위 가이드라인에 대한 법적 대응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중견기업의 반발은 더 크다. 대기업보다 자본력이 약한 중견 외식기업은 그동안 출점 제한 규제안을 대기업보다 완화해달라고 요구해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놀부부대찌개를 운영하는 놀부NBG는 "퇴직금 2억~3억원으로 창업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역세권 100m 이내에 식당을 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외국계 외식업체에 좋은 일만 만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대기업 외식업체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 외식업체 진출을 규제하면 그 틈을 결국 외국계 외식업체가 메울 것"이라고 말했다.
◇3개월 협의했지만 결국 강제 채택
이 문제와 관련한 논의는 지난 2월 5일 동반위가 음식점업을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동반위는 대·중소기업이 참여하는 '음식점업 동반성장협의회'를 만들어 대기업 신규 출점 제한의 세부 기준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3개월간 논의를 하고도 결론을 못 낸 상황에서 실무위원회가 방안을 강제 채택한 것이다.
남은 절차는 오는 27일 열리는 동반위 본회의다. 여기엔 대기업 측 9명, 중소기업 측 9명, 공익위원 6명, 동반위원장 등 총 25명이 참여한다. 본회의에서 합의가 되지 않으면 다수결로 결정한다. 하지만 실무위에서 결정한 안이 크게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 동반위 관계자는 "규제를 일부 완화하거나 채택 시점이 연기될 가능성은 있지만, 지금으로선 본회의에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본회의 과정이나 결정 이후에도 대기업 외식업체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