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조세 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보도된 이수영 전 경총 회장 부부 등에 대한 사실 확인 작업에 착수했다.

이들의 해외 계좌 개설 여부와 자금 출처, 세금 납부 여부 등을 검토할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탈세 혐의가 드러나면 세무조사 등을 통해 세금을 추징한다는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는 구체적인 계좌나 금액이 명시돼 있지 않아 탈세 여부를 판단하는 정보로 충분하지 않다"며 "정상적으로 세금을 낼 수도 있기 때문에 역외 탈세 여부를 확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조세 피난처에 법인이 설립돼 있거나 계좌를 갖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탈세 혐의자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조세 피난처에 적법한 절차를 거쳐 법인을 세우고 세금도 꼬박꼬박 내는 국내 기업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최근에는 미국, 영국, 호주 등 역외 탈세 정보를 상당히 확보한 국가와 정보를 공유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자료 확보를 위한 실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조세 피난처에 대한 방대한 개인·법인 자료를 갖고 있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정부기관에는 정보를 건네주지 않기로 하면서 국제 공조를 통한 역외 탈세 자료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국세청은 미국 등이 보유한 역외 탈세 정보를 입수할 경우 강력한 세무조사를 펼칠 계획이다.

국세청의 역외 탈세 혐의자에 대한 조사는 해마다 강화되고 있다. 역외 탈세 적발 건수와 추징 세액은 2008년 30건, 1503억원에서 지난해 202건, 8258억원으로 대폭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