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는 PER(price earning ratioㆍ주가수익비율)과 PBR(price on book-value ratioㆍ주가순자산비율)이 낮은 종목에 투자하라는 말이 있다.
PER
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것으로 주가가 주당순이익에 비해 몇 배 수준인지를 보여준다. PER이 낮으면 현재 기업의 주가가 주당순이익에 비해 낮게 평가돼 있다는 의미인 셈이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 현금 등 자산에 비해 주가가 몇 배 수준인지를 보여준다.
이 때문에PER과 PBR이 낮으면 주가가 기업 가치에 비해 낮아 앞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은 PER이나 PBR이 낮은 종목에 투자를 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주가는 그렇게 움직이지 않았다.
◆ PERㆍPBR 낮은 종목 중 절반 정도는 주가 하락
조선비즈는 증권 정보 업체 와이즈에프엔에 의뢰해 2012년 5월 말 기준으로 PER과 PBR이 낮은 종목 10개씩을 뽑았다. 이후 1년간 이들 종목의 주가를 분석한 결과, 오히려 절반 정도 기업의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PER이 낮은 10개 종목 가운데4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다. 성지건설과 오성엘에스티는 1년 사이 주가가 50% 이상 하락했고 경남기업, 이스트아시아홀딩스도 주가가 하락했다.
PBR
이 낮은 종목도 마찬가지다. PBR이 낮은10개 종목 가운데 상장폐지되거나 거래가 정지된 3개 종목을 제외하면, 7개 종목 중 3개 종목이 주가가 하락했다. 삼환기업이 25.9% 하락했고, 대성산업(128820)과 대성합동지주는 각각 40.6%, 19.5% 하락했다.
◆ 적자 난 기업도 PERㆍPBR 낮을 수 있다
성지건설은 작년 5월 말 기준으로 PER이 0.39배였다. 상장사 가운데 보해양조 다음으로 PER이 낮았다. 성지건설은2011년에 58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는데, 순이익은 574억원이었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을 나눈 것이기 때문에 순이익이 많이 난 성지건설은 영업 손실과 상관없이 PER도 낮아진 것이다. 얼핏 보면 PER이 낮기 때문에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성지건설은 당시 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이었다. 대규모 순이익을 낸 것도 투자를 받으면서 회생담보권과 회생채권을 일괄 변제하는 내용의 변경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한 덕분이다. 본업과 무관한 영업외 이익으로 순이익을 기록한 것이다. 성지건설은 2011년 매출액이 898억원으로2010년보다 400억원 이상 줄었고, 작년에도 매출액은 감소했다. 성지건설은 작년 5월 말 이후 주가가 57.4% 하락했다.
PER
과 PBR이 낮지만, 주가가 좋지 않은 종목들은 대개 실적이 부진했다. 경남기업은 2011년에 138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고, 삼환기업은 같은 해 1827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대성산업과 대성합동지주도 2011년 실적이 좋지 않다.
작년 7월 상장폐지된 한국저축은행도 작년 5월 말 기준으로 PBR이 0.13배였다. PBR이 0.1배였던 신일건업은 올해 3월 거래가 정지됐다. 신일건업은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자금난을 겪었고, 결국 작년 11월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 기업 실적도 함께 고려해야
PER
은 과거 실적을 토대로 한 지표이기 때문에 기업의 미래 성장성을 반영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PBR은 자산에 파생상품같이 불확실성이 큰 자산이 포함돼 있으면, 어느 날 갑자기 자산 가치가 급락할 수 있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익이나 자산 가치는 그대로 있고 주가만 하락하는 경우에도 PER, PBR은 낮아진다"며 "단순히PER, PBR 지표만 보지 말고 기업의 실적이나 성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