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4·1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한 달 반이 지나고 있다. 외관상 주택 시장은 회복세가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거래량이 늘고, 아파트 가격 하락세도 멎고 있다. 하지만 주택 시장에서는 수요자들이 향후 부동산 시장을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4·1 대책이 현재 시장에서 효과를 내는 것은 분명하다고 봤다. 다만 집값이 과거처럼 급등하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4·1 대책, 효과 있어"
전문가들은 4·1 대책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입을 모았지만 아직 기대에는 다소 못 미친다는 반응이 많았다. 추가 대책이 더 필요하다는 뜻이다.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부동산 관련 지표들이 양호하게 나오고 있다"며 "새 정부 출범 기대감이 대책과 맞물려 효과가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은 "그간 시장 침체로 수요자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었지만, 부동산 대책으로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4·1 대책의 효과가 얼마나 지속할지는 의문을 제기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대책 효과가 앞으로 더 확산해 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며 "경제력을 가진 다주택자에 대한 혜택이 전혀 없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급매물 등 저가 매물 위주 거래만 이뤄지고 있어 상승 동력이 생각만큼 크지 않다"면서 "금리가 낮아졌고 6월까지는 취득세 혜택도 있지만, 거래가 늘면서 호가가 오르다 보니 취득세 감면 효과가 사실상 반감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시장의 호황과 불황을 판단하는 지표인 '가격'이 수도권 중대형 주택은 오히려 하락하는 상황"이라며 "반쪽짜리 효과"라고 지적했다.
◇"실수요자라면 지금 싸게 집 사야"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라면 취득세 감면 혜택이 끝나는 6월까지 주택을 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예전처럼 집값이 크게 오르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급매물 등을 싸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은 책임연구원은 "바닥인지 아닌지를 고민했던 수요자라면 지금 사는 게 좋다"며 "자금 사정에 무리가 없다면 지금이 기회"라고 평가했다. 함영진 센터장도 "경매나 기존 아파트 급매물 등 저가 위주로 공략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현아 건설경제연구실장은 "대출을 많이 낀 전세를 사는 사람들에게는 이번이 기회"라고 대답했다.
실수요자와 달리 투자자는 보수적으로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이 많았다. 부동산 시장이 과거 2002년 호황기처럼 호가가 급등하고 추격 매수가 나타나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과거와 달리 집이 환금성이 떨어지고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는다는 점을 특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물 경기 회복이 관건"
전문가들은 향후 부동산 시장이 우리 거시 경제 상황이 얼마나 개선되는지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현아 건설경제연구실장은 "주택 경기가 하락하더라도 주기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반적인 거시 경제 회복이 제일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박원갑 전문위원과 김지은 책임연구원은 "가계부채 문제 해결 등 실물 경기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취득세 감면이 6월 말 끝나면 거래 절벽 현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현아 건설경제연구실장은 "4·1 대책이나 취득세 감면 등으로 없던 수요를 새로 만들어 낸 게 아니라 내년 수요를 당겨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내년 거래 절벽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재룡 연구전문위원은 "지금 가장 중요한 지표는 거래량"이라며 "서울·강남 3구·전국 거래량을 균형 있게 바라보면서 상황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