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재벌그룹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정유, 화학, 건설 등 올해 들어 부진한 업종이 주력 사업인 SK그룹과 GS그룹은 주식시장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엔화 약세 속에 일본 자동차 업체들과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는 현대차그룹도 마찬가지로 주가가 좋지 않다. 반면 주력 사업이 살아난 LG그룹과 내수주 위주의 사업구조를 가진 롯데그룹은 계열사들의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서 웃음을 되찾고 있다.

◇그룹주펀드 수익 난 곳은 LG그룹뿐

올해 증시에서는 대형주가 중·소형주보다 부진한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대형주가 많은 재벌그룹 계열사들도 주식시장에서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재벌그룹의 계열사에 투자하는 그룹주펀드 수익률도 좋지 않다. 삼성그룹주펀드는 올해 들어 평균 2.86%의 손실을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주펀드는 평균 수익률이 -7.8%, SK그룹주펀드는 -1.34%, 현대그룹주펀드는 -5.75%다.

그룹주펀드 가운데 유일하게 수익을 내고 있는 곳은 LG그룹주펀드다. LG그룹주펀드는 올해 들어 3.66%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가 전반적으로 부진하지만,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고 덕분에 주가도 좋은 편이다. LG그룹 계열사 가운데 LG전자, LG이노텍, LG유플러스, LG생명과학, LG하우시스 등이 올해 들어 주가가 올랐다. 특히 LG유플러스는 발 빠르게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도입한 덕분에 주가도 올해 들어 53% 올랐다. 증권사들의 전망도 긍정적이다. 연초에 9000원대에 머물던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는 최근엔 1만2000원대까지 올랐다.

롯데그룹도 주식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엔화 약세 여파로 대형 수출주가 부진했는데, 롯데그룹 상장사 중에 내수 소비 관련 업체가 많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상장사 중에 롯데푸드,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하이마트 등이 올해 들어 주가가 상승했다.

◇SK·GS·현대차그룹은 부진

정유, 화학, 건설업은 올해 한국 증시에서 가장 부진한 업종들이다. 이 업종들이 주력인 SK그룹과 GS그룹은 주식시장에서 연일 쓴맛을 보고 있다. SK그룹의 대표주 가운데 하나인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들어 주가가 11.5% 하락했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화학업체인 SK케미칼SKC도 올해 들어 주가가 22.3%, 16.5%씩 하락했다. 화학산업은 중국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중국의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제품 가격과 수요가 모두 부진한 상태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도 화학업황은 상반기와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SK건설 실적 부진 여파로 주가가 부진하다.

GS그룹은 건설업이 발목을 잡았다. 어닝쇼크(예상보다 실적이 나쁜 것)를 기록한 GS건설은 올해 들어 주가가 거의 반 토막 났다. 연초에만 해도 증권사들의 GS건설 목표주가는 8만원에 육박했지만, 지금은 4만원대로 떨어졌다. 지주사인 GSGS칼텍스의 부진으로 주가가 18.9% 하락했다.

현대차그룹은 엔화 약세의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자동차부품, 철강, 건설 등이 주력 사업인데 올해 들어 모두 부진한 업종이다.

◇화학·건설·자원개발은 못난이주

주력사업이 잘나가는 재벌그룹에도 다른 계열사보다 실적이나 주가가 나쁜 못난이주는 있다. 재벌그룹들은 대부분 화학이나 건설과 관련된 계열사를 하나씩은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에서는 삼성정밀화학삼성엔지니어링이 못난이주다. 삼성정밀화학은 올해 1분기에 12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화학업황 부진에 모든 사업 부문이 어려움을 겪었다. 건설사인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 공사 손실을 1분기에 반영하면서 21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삼성정밀화학은 주가가 14.6%, 삼성엔지니어링은 42.7% 하락했다.

LG화학롯데케미칼도 그룹 전체 분위기는 좋지만, 화학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주가가 부진하다. SK네트웍스·LG상사·대우인터내셔널 등 재벌기업에서 자원개발사업을 맡고 있는 계열사들은 올해 들어 모두 주가가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