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카드 승인실적 증가율이 지난 2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았다. 경기 침체로 소비가 둔화하면서 카드승인실적은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낮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카드사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무이자할부 등 마케팅 활동을 줄인 것도 한 원인이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4월 카드승인금액은 44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월대비 4.5%(1조9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전달보다는 1.1%(5057억원) 감소했다. 1분기(1~3월) 카드승인실적 증가율 5.1%보다 낮은 것은 물론 리먼사태 당시(2009년 1분기)의 5.6%보다 낮다. 월별로는 협회에서 집계를 시작한 2005년 1월 이후 사상 최저치였던 지난 2월(3.4%)에 이어 두 번째로 저조한 증가율이다.

소비가 위축되면서 신용카드가 민간 소비를 확대하는 힘이 떨어졌다. 카드승인금액 증가율과 명목 민간최종소비지출 증가율의 차이는 지난해 1~4월에 12.9%포인트였으나 올해 1~4월은 2.0%포인트로 급격히 감소했다.

소비 둔화 속에 불황형 소비 모습이 나타났다. 인터넷상거래(-19.4%), 백화점(-14.7%), 대형할인점(-0.6%) 등 대형유통업종은 전년 동월 대비 승인액이 줄었지만 편의점(28.0%), 슈퍼마켓(9.8%) 등 생활밀접업종은 상승했다.

체크카드 실적은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전년 동월 대비 카드실적 증가율은 전체 카드는 4.5%, 신용카드는 3.5%였지만 체크카드는 10.7%로 나타났다. 소득공제 한도가 신용카드(15%)에 비해 2배(30%) 높고, 신용카드 발급 조건이 엄격해진 영향이다. 특히 일반음식점 업종에서 체크카드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30.0% 증가하는 등 소액 결제를 중심으로 체크카드가 소비 생활에 폭넓게 확대되고 있다.

국산 신차 판매업종은 신차 출시 효과와 판매사의 마케팅이 어우러져 신용카드 승인금액이 전년 동월보다 54.1% 증가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소비가 둔화되고 카드사가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마케팅 활동을 계속 줄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분기에도 카드승인실적 증가율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